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발인..."제약업계 지켜온 역사 그 자체" 추모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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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20-08-0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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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제약산업이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발판 마련한 인물”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사진=한미약품 제공]

지난 2일 타계한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 발인이 6일 엄수된 가운데 제약업계 안팎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국내 신약개발의 선두주자로 불리며 업계의 거목으로 자리한 임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제약강국의 비전을 실현하자는 의지도 다졌다.

임 회장을 자신의 영원한 멘토라고 칭한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임 회장은 ‘대한민국이 반드시 제약‧신약강국이 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한미약품의 성장을 일군 인물”이라며 “국내 의약품 제조사에 한 획을 그은 역사”라고 애도했다.

원 협회장은 “2016년 2800명의 한미약품 직원들에게 1100억 원 가량의 주식을 무상증여 하면서 ‘나눔과 베품’을 보여줬는데, 이는 진정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정신과 생명존중의 제약기업의 이념을 실천에 옮긴 것”이라며 “이 같은 정신을 바탕으로 한미약품은 전 세계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제약협동조합 조용준 이사장(동구바이오제약 대표이사)은 “제약업계 2세대가 바라본 1세대인 임 회장은 약국부터 시작해 한미약품을 중소-중견-대기업으로 키운, 여러 면에서 혁신적인 인물로 존경하고 있다”며 “국내 제약산업이 하나의 진정한 ‘산업’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하는데 공로한 인물”이라고 추모했다.

또한 “새로운 도전에 항상 열정적이었고, R&D(연구개발)를 포함해 국내 제약시장을 바라보는 인사이트가 늘 한 발 앞섰다”며 “이 같은 열정이 개량신약 탄생 및 글로벌제약사로의 기술수출 성과 등으로 이어졌다”고 회상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임 회장이 일군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성공과 실패를 떠나 세계로 진출하는데 물꼬를 터줬다”며 “임 회장의 뚝심과 철두철미한 전략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임성기약국'을 거쳐 한미약품의 전신인 1973년 ‘임성기제약’을 창업했을 때부터 연구개발에 대한 열정이 넘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 뒤 ‘한미약품공업’으로 사명을 바꾸고 나서는 직접 약을 개발하는데 몰두했다.

이후 창업 17년만인 1985년, 국내 최초로 원료를 합성해 3세대 광범위항생제 ‘세포탁심’을 개발했고, 1989년에는 최초로 다국적제약사 로슈에 항생제 '세프트리악손' 개량기술을 기술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이때부터 여러 성분을 복합하거나, 기존 성분을 새로운 제형으로 바꿔 편의성을 높인 의약품인 ‘개량신약’ 분야에서 독보적으로 앞서갔다. 2004년에는 개량신약 '아모디핀'을 최초로 개발했으며, 2008년에는 클로피도그렐 성분의 개량신약 '피도글'을 개발했다. 2009년에는 세계 최초의 고혈압 복합신약인 '아모잘탄'을 개발해 복합제 시장을 열었다.

R&D에 꾸준히 투자하면서 성과도 이어졌다. 2011년 경구용 항암신약 '오라스커버리'를 미국 카이넥스에 기술수출했고, 이듬해에는 미국 스펙트럼과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LAPS-GCSF’의 공동개발‧상업화 계약을 체결했다.

2015년에는 한 해에만 면역질환치료제 ‘HM71224’와 표적항암제 ‘포지오티닙’, 비만·당뇨치료 바이오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등을 글로벌제약사에 약 8조원대 규모로 기술 수출하면서 대박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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