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네 리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시원한 액션을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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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0-08-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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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스틸컷[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인남(황정민 분)은 청부살인업자다. 피비린내 나는 삶에 지친 그는 어느 술집에 걸린 휴양지 사진을 보고 여생을 보내기로 한다. 인남은 마지막 미션으로 일본 야쿠자를 처리하고 파나마로 떠나려 하지만 자신의 딸(박소이 분)이 태국 인신매매범들에 납치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발길을 돌린다.

그 무렵 레이(이정재 분)는 자신의 형제가 인남에게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복수를 위해 집요하게 인남을 추격한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오피스'로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받았던 홍원찬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정통적인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다. 영화 '기생충' '곡성' 등을 찍은 홍경표 촬영 감독,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 조화성 미술 감독 등 내로라하는 제작진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름만 들어도 입이 떡 벌어지는 제작진이 참여한 작품답게 영화는 촬영과 미장센이 훌륭하다. 한국, 일본, 태국을 배경으로 색감을 구분해 촬영하고 각국의 정서와 인물의 심리를 맞닿게 했고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석양빛 등으로 인물들의 심리와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타격감 넘치는 액션도 볼거리다. 사냥감을 쫓듯 맹목적으로 인남을 쫓는 레이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방어하는 인남의 총격 액션, 맨몸 액션은 매끈하고 스타일리쉬하다. 배우들이 직접 모든 액션을 소화하며 여러 대의 카메라를 활용해 한 테이크로 배우들의 모든 동선을 쫓았다. 사실 그대로의 타격감을 구현하며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물한다.

그러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속 여성들은 그간 누아르 장르의 한국 영화와 같이 주인공들의 동력이나 캐릭터들의 부연 설명쯤에 그친다. 조력자인 유이(박정민 분)마저도 트렌스젠더로 극 중 주요 인물들은 모두 남성이다. 그들은 분노, 공포, 욕망, 부성애 등 다양한 감정을 작품에 녹여내고 하물며 모성애마저도 넘본다. 누아르 장르의 태생은 어쩔 수 없는 걸까.

독특한 촬영과 미장센은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아이덴티티다. 매끈하고 스타일리시하며 멋들어진 액션물이라는 점에서는 보탤 말이 없다. 영화의 무드나 액션 면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지만, 서사와 캐릭터 면에서는 그리 새로운 점을 느낄 수 없다. 두 캐릭터도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이 들지만 '정통 누아르'를 위해 설계되었다고 말한다면 '클래식'하다고 볼 수 있겠다.

영화 '신세계' 이후 7년 만에 재회한 황정민과 이정재의 합도 눈여겨볼 만 하다. 군더더기 없이 차지다. 이 외에도 재일교포를 연기한 박명훈, 인남의 연인 역의 최희서가 인상 깊은 연기를 해냈다. 5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08분, 관람 등급은 15세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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