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반도체 선방 ‘경계론’, 진교영 삼성 사장 “사력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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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20-07-2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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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반기 차세대 DDR5 D램 상용화, 160단 3D V낸드 상용화 목표

“저희도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에게 상반기 호실적에 대해 묻자 이같이 밝혔다. 최근 기자와 만난 진 사장은 시장에서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가 상반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고 보도된 것과 조금 다른 의견을 내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부문은 매출 17조6400억원, 영업이익 3조990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도체 시장이 저점을 찍은 지난해 4분기와 대비해서는 영업이익이 16%가량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서버용 D램 수요 증가에 힘입어 5조5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며 선방했다.

이에 대해 진 사장은 “선방하지 않았다”며 고개를 저었다. 글로벌 1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수장의 겸손으로도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인텔과 중국 업체 등 경쟁업체 추격에 따라잡히지 않아야 한다는 절박함을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진 사장은 2017년 말 메모리사업부 사장에 부임한 이후 2년 반 동안 호황(2018년)과 불황(2019년)을 연속으로 겪었다. 최근 1년은 일본 수출규제에 미·중 갈등,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여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부담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반도체 위기의식’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세 달간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출장(5월), 삼성 반도체 경영진과 두 차례 회동(6월)을 할 만큼 반도체 시장을 챙기고 있다.

이 부회장은 “가혹한 위기 상황이다.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 시간이 없다”고 반도체 경영진 앞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 차세대 기술 도입을 앞당겨서 경쟁자의 추격을 뿌리친다는 전략이다. 이에 최근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가 표준화를 발표한 DDR5 D램과 차세대 낸드플래시인 160단 3D V낸드를 하반기 내 상용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진 사장은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영업비밀을 알려드릴 수 없지 않냐”고 확답은 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분야 경쟁자인 인텔은 메모리 분야에서도 삼성을 위협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 QLC 96단 낸드를 출시했고, 올 하반기 QLC 144단 3D 낸드를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인텔이 개발하는 QLC는 삼성전자가 출시하는 TLC에 비해 속도는 느리지만, 가격 경쟁력이 있는 상품이다.

중국 낸드플래시 생산업체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도 지난 4월 128단 3D 낸드 개발을 공개하며, 올 연말까지 양산을 목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YMTC는 칭화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국유 반도체 그룹 ‘칭화유니’의 자회사다. 170조원을 투자해서 반도체를 일으키겠다는 중국 정부 반도체 굴기 정책의 선봉 기업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이들 기업과 격차를 벌리기 위해서 첨단 미세공정(EUV) 등을 갖춘 팹을 만드는 등 투자에도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제2공장(P2)에 최첨단 V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구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규모는 업계 추정 8조원 가량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업계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등에 의해 상반기는 선방했다”며 “하반기는 코로나19 확산 장기화에 따른 경기 회복 불투명, 보호무역 강화와 무역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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