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요구권 도입 1년] 카뱅 혼자 13만건 수용할 때 기존 은행 6곳 10.6만건 수용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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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8-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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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대마진 축소 우려에 홍보 관심 없어···고객 권리 못찾아

[사진=연합뉴스 제공]

신용상태 개선 시 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금리인하요구권'이 법제화된 지 1년이 지나면서 은행권에서는 비대면을 중심으로 한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이 늘어나는 모솝이다.

다만 각 은행들 사이에서는 상당한 태도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고객에게 금리인하요구권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반면 대다수 시중은행은 관련 홍보에 무심한 모습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금리인하요구권이 법제화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13만1823건을 수용했다. 8만2000여명의 고객이 총 30억원의 이자를 감면받은 것이다.

이는 기존 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수용 현황을 웃도는 수준이다. 신한·KB국민·우리·하나·농협·기업은행 등 기존 6개 은행은 비대면 금리인하요구권 절차를 통해 총 10만5911건이 접수돼 카카오뱅크 한 곳보다 적었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태생부터 비대면 방식인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점과 자체적으로 금리인하요구권 서비스를 활발히 전개한 점이 주효했다. 카카오뱅크의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제휴해 '내 신용정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분기마다 '내 신용정보'에서 신용등급이 오른 고객들을 대상으로 신청 알림을 보내고 있다.

시중은행에서는 카카오뱅크와 기존 은행이 취급하는 대출의 성격 차이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금리 변동의 탄력성이 높은 신용대출 취급이 많기 때문에 금리 인하 신청이 몰린다는 것이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는 전체 대출에서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5.31%에 이르나 6개 은행에서는 26.1%로 집계됐다.

그러나 신용대출 잔액 규모가 6개 은행 합계가 362조3934억원으로 카카오뱅크의 11조2069억원 대비 33배나 더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은행의 홍보 부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기존 은행은 금리인하요구권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기존 은행이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약정 절차에 전면 비대면화를 도입한 것은 지난해 11월로 법 시행이 6개월 가까이 지나서였다. 일부 은행은 올해 초가 되어서야 전면 비대면화를 마무리한 곳도 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 은행 입장에서 고객이 금리인하요구권을 활용해 금리를 깎아주면 예대마진이 다소 줄어들게 된다"며 "굳이 나서서 금리인하요구권을 홍보하기 위한 동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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