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추월 가능” 국내 최고 車·반도체 기업 ‘맞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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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20-07-2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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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정의선 두 번째 회동…10년 후 내다본 '전략적 동맹' 수순

  • 배터리, 반도체 분야 협업…부품 생태계 구축될 듯

‘재계 빅2’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부문을 선도하기 위해 협업의 시그널을 보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이례적인 두 차례 만남은 10년 후 전기차 시대를 내다본 ‘전략적 동맹’을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삼성과 현대차가 협업하면 ‘도요타-파나소닉-소니’의 경쟁력은 물론 전기차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테슬라’까지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현대차가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 뿐 아니라 삼성전자가 보유한 전장 부문과 반도체 기술을 탑재한다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밀릴 것이 없다는 것이다.

전기차 시장을 리드하기 위해 현대차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이 필수적이다. 이에 정 수석부회장은 최근까지 구광모 LG그룹 대표, 최태원 SK 회장 등을 연이어 만나 배터리 분야 협업을 논의했다. 사실상 현대차를 중심으로 삼성-LG-SK까지 4대 그룹이 협력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하만을 보유한 삼성과 전기차 기술을 갖고 있는 LG, 통신사업을 보유한 SK 등 이들과의 협업에선 배터리에 한정지을 필요는 없다”며 “미래차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현대차가 개방적인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1일 이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연구개발(R&D) 핵심기지인 남양연구소를 방문했다.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삼성SDI 전영현 사장,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강인엽 사장, 삼성종합기술원 황성우 사장 등이 동행했다.

시스템반도체를 총괄하는 강인엽 사장이 함께한 것은 양 사가 자율주행 반도체 분야에서도 협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2016년 하만을 인수하던 당시부터 전장사업팀을 구성하고 차량용 반도체 등을 개발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등 부문은 강 사장이 책임지고 있는 사업 부문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센서 등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반도체는 개발단계로 알려졌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아우디 차세대 IVI에 들어가는 ‘엑시노스 오토 V9’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공급물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중하위(미드로) 모델에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해야 하는데, 현대차와 협업을 한다면 빠른 속도로 차량용 반도체 부문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차량 내 멀티디스플레이인 디지털 콕핏도 만들고 있다. 여기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용되는 만큼 IVI 부문에서도 다양한 협업이 이뤄질 수 있다.

국내 부품 업계에도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동맹이 한국 부품사의 기술력을 높이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실제 국내에 8000여개 부품업체가 있지만 전장부품을 생산하는 곳은 100개에 불과하다. 이에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가 삼성전자 등과 협업을 한다면 1, 2차 협력사들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 뉴딜’의 핵심과제인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와도 맥을 같이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사가 협업을 하는 트렌드”라면서 “국내도 늦었지만 현대차와 삼성이 협업한다면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1월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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