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北카운터파트에 뿔난 비건..."최선희 사고방식 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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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0-07-0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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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한 중인 비건, 김정은에 '카운터파트 지명' 요구

  • 최선희 부상엔 "낡은 사고방식에 갇혀있다" 비판

  • 지난해 11월 부장관 승진 후 최 부상보다 높아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북한을 향해 자신의 카운터파트(대화상대방)를 지정하고 비핵화 협상 재개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비건 부장관은 또 그간 북측 카운터파트로 관측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에 대해 "낡은 사고방식에 갇혀있다"고 엄중 비판했다.

'대북 비둘기파'로 알려진 비건 부장관이 북한에 이례적으로 강경 메시지를 내면서 향후 북·미 대화 향방이 주목된다.

9일 외교가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총괄하는 비건 부장관의 북한 측 카운터파트가 현재 불분명한 상황이다.

포드자동차의 국제담당 부회장 출신인 비건 부장관은 지난 2018년 8월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로 임명됐다. 이어 지난해 11월 초 대북 정책 수행 성과를 인정받아 국무부 부장관에 올랐다.

비건 부장관은 대북특별대표를 맡은 후 지난해 1월 21~23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최 부상과 2박 3일간 '합숙 담판'을 벌였다. 이후 비건 부장관과 최 부상은 상호 간 카운터파트로 인식됐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하기로 한 2차 북·미 정상회담 직전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북특별대표 등과 평양에서 만나 의제 조율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하노이 노딜'과 지난해 10월 '스톡홀름 노딜'이 이어지면서 한반도 긴장 수위가 높아지자 비건 부장관은 지난해 12월 15~17일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이때 비건 부장관은 북측의 카운터파트를 겨냥해 '깜짝 판문점 회동'을 제안했다. 이를 두고 비건 부장관이 최 부상을 향해 발신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비건 부장관은 '스톡홀름 노딜' 이후 자신의 북측 카운터파트가 불분명한 상황에 불만을 품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회담에서 비건 부장관은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와 협상했다.

비건 부장관은 전날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를 진행한 뒤 약식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을 향해 자신의 카운터파트를 임명해달라고 요구,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앞서 카운터파트로 거론됐던 최 부상에 대해 "낡은 사고방식에 갇혀있다"며 "가능성을 향한 창의적 생각보다는 오로지 부정적이고 불가능한 측면에만 초점을 맞춘다"고 지적했다.

최 부상과의 추가 협상에 선을 긋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창의적인 해법과 자격을 갖춘 카운터파트를 새로 임명해달라고 요구한 셈이다.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비건 대표가 부장관으로 승진하면서 최 부상보다 레벨이 높아졌다"면서도 "북한 입장에서는 결국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로) 최 부상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북한에서 대미 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부상이 최 부상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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