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베] ②"차기 日총리는 反아베?"...'친한파' 이시바, 이번엔 아베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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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6-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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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의 '10년 1강' 반작용...자민당 '반아베 선봉장' 이시바 대세론

  • 고이케 도쿄도지사, 코로나 정국 수혜...재선 성공 후 차기 총리행?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일본의 정치 지형이 뒤바뀌고 있다. 10년 가까이 이어진 아베 1강 구도가 완전히 무너지고 반(反) 아베의 기치를 내세운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과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등이 차기 총리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5~7일 실시한 차기 총리 적임자 여론조사 결과. 위에서부터 이시바 시게루, 고이즈미 신지로, 아베 신조, 아소 다로, 기시다 후미오,(검은 막대는 응답자 전체·회색 막대는 자민당 지지자)[자료=요미우리신문]


◇'反아베 선봉장' 이시바, '킹메이커' 니카이 간사장 손 잡고 차기 총리 행?

일본 자민당 내 '반 아베 선봉장'으로 꼽히는 이시바 전 간사장이 최근 코로나19 사태에서 차기 총리 후보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8일 요미우리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은 26%의 지지율을 얻어 차기 총리 적임자 1위로 꼽혔다. 그는 공동 2위인 아베 총리,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15%)과도 9%p나 넉넉하게 격차를 벌린 상태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아베 총리의 후계자로 낙점된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은 3%의 응답만을 받은 상태라 '이시바 대세론'도 나오는 상황이다.

다음날인 9일 아사히신문은 일본 자민당 최장기 간사장이자 '킹메이커'로 꼽히는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이 이시바와 손을 잡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전날 이시바 전 간사장과 회동한 후 기자들에게 "이시바 전 간사장은 자민당에서 가장 경험이 풍부한 정치가 중 한 명"이라면서 "장래에 더욱더 높은 곳을 목표로 나가길 바라는 기대주"라고 치켜세웠다.

이에 일본 언론들은 지난 2017년 연임 규정 개정에 앞장서며 아베 총리 3연임의 일등 공신이었던 니카이 간사장이 아베 총리에게서 뜻을 거뒀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아베 총리가 지난해 하반기 기시다 정조회장을 새 간사장으로 추대하려고 했던 것이 불화의 이유라는 추측이다.

대중적 인기가 높지만, 파벌 소속의원이 19명에 불과해 당내 구도에서 밀리는 이시바 전 간사장으로선 니카이 간사장의 지원이 반가운 일이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지난 2012년과 2018년에도 아베 총리에 대항해 자민당 총재선거에도 출마해왔지만, 이후 의도적으로 파벌 인사들이 개각에서 배제되는 등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자 세력 역시 쪼그라든 상태다.

향후 이시바 전 간사장이 차기 총리가 되기 위해서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자민당 일반당원과 소속 국회의원에게 표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48명의 의원을 거느리고 있는 니카이 파벌의 지원은 그야말로 천군만마나 마찬가지다.

다만, 아베 총리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날 경우 총재선거는 당 소속 의원만을 대상으로도 가능해지기 때문에 이 경우 이시바 전 간사장은 더욱 불리한 상황을 맞게 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사진=AP·연합뉴스]


◇코로나19 정국 최대 수혜자, 고이케 도쿄도지사...재선 성공하고 총리 후보로?

코로나19 사태로 아베 총리가 인기가 져버렸다면, 일부 유력 지자체장들은 유력 정치인으로 발돋움할 기회를 얻기도 했다.

코로나 사태 초기 확산세가 가장 심각했던 홋카이도의 지사인 스즈키 나오미치(무소속)는 1981년생 최연소 광역자치단체장임에도 발 빠르고 적절한 사태 대응으로 아베 총리와 비교되며 일약 '전국구 정치 스타'로 떠올랐다.

일본 유신회 소속인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3월 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 가능성을 예측한 일본 후생노동성 내부 문건을 폭로해 파장을 일으켰다. 아베 총리가 정치적 이유로 코로나19 대확산 경고를 은폐했다는 의혹이다.

이후 그는 강력한 위기대처를 주장하며 연일 아베 내각과 각을 세우며 5월 말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조사에서 52%의 지지로 일본 전국 지사 중에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코로나19 정국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도민퍼스트회)는 특히나 차기 총리 후보에 가깝다고 평가받는다. 일본 최대 피해지인 수도 도쿄도에서 '도쿄 봉쇄'조차 불사하면서 연일 감염전파의 위험성을 강력히 경고해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했다는 것이다.

아나운서 출신인 강점을 살려 그는 거의 매일 저녁 황금시간대에 마치 뉴스 앵커처럼 앉아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하고 외출 자제를 촉구하는 TV 광고까지 내보내며 다시 한번 '선거 선전의 여왕' 지위를 굳혔다.

이에 힘입어 고이케 도지사는 지난 12일 오는 7월 5일 실시하는 도지사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선거에서 고이케 도지사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이를 발판으로 유력 총리 후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자민당 출신으로 일본 첫 여성 방위상을 지내기도 했던 고이케 도지사는 지난 2016년 도지사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다른 후보를 밀자 니카이 간사장의 물밑 지원에 힘입어 자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정당인 도민퍼스트회를 결성하며 도쿄도의회까지 장악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5월 말 JX프레스 여론조사에서 고이케 도지사의 지지도는 70%에 달해 3월보다 20%p나 상승한 상태여서 이번 도지사 재선 역시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고이케 도지사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0%가 긍정적으로 평가해, 아베 총리의 대응을 60%가 부정적으로 평가한 민심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도쿄도 코로나19 현황 브리핑 중인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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