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사람값 못하는' 탈북민 대북 전단 방치하면 남북 군사합의 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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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6-04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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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여정 대남 비난 담화 발표…"남조선, 대북 전단 살포 금지 법 만들어라"

  •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군사합의 등 남북 합의 '철거·무효화' 경고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탈북민의 대북 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남·북 협력 및 합의 완전 중단 가능성을 언급, 남한 정부의 확실한 조치를 촉구했다. 

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제1부부장은 이날 담화를 통해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남조선 당국자들이 북·남 합의를 진정으로 귀중히 여기고 철저히 이행할 의지가 있다면 우리에게 객쩍은 ‘호응’ 나발을 불어대기 전에 제 집안 오물들부터 똑바로 청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차하게 변명할 생각에 앞서 그 쓰레기들의 광대놀음을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고 애초부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못하게 잡도리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연합뉴스]


국내 일부 단체들은 지난달 31일 북한 지역으로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앞서 김포시 월곶리 성동리에서 ‘새 전략핵무기 쏘겠다는 김정은’이라는 제목의 대북 전단 50만장, 소책자 50권, 1달러 지폐 2000장, 메모리카드(SD카드) 1000개를 대형풍선 20개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

대북 전단에는 ‘7기 4차 당 중앙군사위에서 새 전략 핵무기로 충격적 행동하겠다는 위선자 김정은!’이라는 문구가 담기기도 했다.

해당 단체 관계자는 “김정은을 규탄하기 위해 100만장의 대북 전단을 또 북한으로 살포할 방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제1부부장은 ‘탈북민’을 향해 “사람값에도 들지 못하는 쓰레기들”이라는 격한 표현을 사용, 대북 전단 배포에 대해 “우리의 최고 존엄까지 건드리며 ‘핵 문제’를 걸고 무엄하게 놀아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탈북민들의 대북 전단 살포를 용인한 남측 정부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제1부부장은 “나는 원래 못된 짓을 하는 놈보다 그것을 못 본 척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더 밉더라”라며 “남조선당국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삐라(대북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과 군사합의서의 조항을 결코 모른다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달 31일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김포시 월곶리 성동리에서 대북전단 살포하는 모습. 이들 단체는 '새 전략핵무기 쏘겠다는 김정은'이라는 제목의 대북 전단 50만장, 소책자 50권, 1달러 지폐 2000장, 메모리카드(SD카드) 1000개를 대형풍선 20개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 [사진=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아울러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거론했다.

김 제1부부장은 “얼마 있지 않아 6·15 20돌을 맞게 되는 마당에 우리 면전에서 꺼리낌없이 자행되는 이런 악의에 찬 행위들이 ‘개인의 자유’요, ‘표현의 자유’요 하는 미명하에 방치된다면 남조선당국은 머지않아 최악의 국면까지 내다보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구차하게 변명할 생각에 앞서 그 쓰레기들의 광대놀음을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고 애초부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못하게 잡도리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놨다.

김 제1부부장은 “분명히 말해두지만, 또 무슨 변명이나 늘어놓으며 이대로 그냥 간다면 그 대가를 남조선당국이 혹독하게 치르는 수밖에 없다”며 “선의와 적의는 융합될 수 없으며 화합과 대결은 양립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대북 전단 살포가 지속하고, 이에 대해 정부가 변명 또는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그동안의 남북합의 파기는 물론 군사 도발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라는 의미로 생각된다.

김 제1부부장은 “기대가 절망으로, 희망이 물거품으로 바뀌는 세상을 한두 번만 보지 않았을 터이니 최악의 사태를 마주 하고 싶지 않다면 제 할 일을 똑바로 해야 할 것”이라고 독한 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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