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노래방]② 홈싱어·코로나19…휘청이는 노래방, 현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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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0-06-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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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 마이크 등 '홈싱어' 관련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 제공]


친구·가족·연인·동료들의 '유흥의 장'이었던 노래방이 위기를 겪고 있다. 새벽까지 이어지던 회식 문화가 사라지고 블루투스 마이크 등이 유행하며 퇴조의 길을 걷던 노래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매출까지 반 토막이 났다.

앞서 1991년 부산 동아대 앞 노래방을 시작으로 2년 만인 1993년 전국 노래방 수는 2만여 곳으로 빠르게 늘었다. 1999년에는 오후 10시 이전 청소년 출입이 자유로워지면서 노래방이 '국민 여가시설'로 자리 잡았다. 1999년 한 해에만 전국에 노래방이 8,000곳 넘게 생길 정도.

직장인들의 회식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노래방은 2000년대에 들어 오디션 또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열풍으로 또 한 번 호황기를 맞는다. Mnet '슈퍼스타K' MBC '나는 가수다' 등이 대인기를 끌며 노래방 역시 성행했다. 2011년 금영이 발표한 집계 자료 속 '인기차트 100위'에는 '슈퍼스타K' 출신 가수 허각, 강승윤, 박보람, 김그림 등의 미션곡과 데뷔 후 발표곡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며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국민 여가시설'이었던 노래방은 2011년 이후 퇴조의 길을 걷게 됐다.

지난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노래방 현황 및 시장 여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노래방 수는 2011년 3만5316개로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바뀌어 올해 5월 현재 3만2796곳으로 줄었다. 올해 1~5월 새로 생긴 노래방은 295곳으로, 폐업·휴업 등으로 사라진 노래방(675곳)의 절반도 안 됐다.

이에 관해 전문가들은 "직장 회식 문화가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주 52시간제가 도입되는 등 '워라밸' 문화가 퍼지면서 2차 회식 장소로 사랑받던 노래방 매출도 덩달아 줄었다는 것이다.

노래방을 대체할만한 여가시설이 늘어난 것도 요인 중 하나다. 커피전문점, 당구장, 스크린골프연습장 등은 과거보다 늘었다.

블루투스 마이크·노래방 반주기·조명 등 집에서 홀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이른바 '홈 싱어' 관련 상품들의 등장도 마찬가지. 대부분 지하 등에 위치하는 등 노후화된 시설물 대신 안락하게 집 안에서 노래하는 '홈 싱어' 관련 상품이 인기를 끌며 점점 더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줄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해 더욱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코인노래방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1인 가구의 증가, 여가의 개인화 등 소비 트렌드 변화와 맞아떨어지며 노래방 시장이 활력을 찾는 듯했다. 비용(통상 500원)을 노래 수에 따라 지불하고 원하는 만큼 이용해 인기를 끌었다.

코인노래방의 신규등록 건수는 2012년 17개에서 2017년 778개로 급증했다. 하지만 2018년엔 409개, 2019년 1~5월엔 137개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문 닫은 코인노래방 [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러나 코인 노래방마저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이 이어지며 유동 인구가 급감한 데다가 노래방 등 유흥업종에서 확진자가 속출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것이다. 더불어 정부는 노래방·헌팅포차·감성주점 등을 '고위험시설'로 지정하고 이용 시 QR코드를 찍고 들어가는 전자출입 명부 제도도 운용해 노래방 인기는 더욱 식어가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 1분기(1~3월) 신용카드(개인 신용카드 기준)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유흥업종 중 노래방은 매출이 50%가량 떨어졌다. 

정훈 연구위원은 "소비 심리가 위축돼 있고 긴급재난지원금도 식자재 등 주로 생필품 구매에 사용될 것으로 보여 업종 전반의 매출 정상화는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며 "특히 여행, 항공, 숙박, 레저, 유흥업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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