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자 낼 돈도 못 번 기업이 34.8%···좀비기업 역대 최대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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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6-0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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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코로나19 충격 겹치면 대규모 기업 부도 발생 우려

지난해 이자를 낼 만큼의 돈도 못 벌어들인 이른바 '좀비 기업'의 비중이 34.8%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 위축까지 겹쳐 대규모 기업 부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3일 외부 감사 대상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 기업 2만5874곳을 조사한 '2019년 기업경영분석(속보)' 결과를 공개했다.

한은의 분석에 따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기업(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의 비율은 34.8%로 2018년 31.3%에서 3.5% 포인트 늘었다. 기업 100곳 중 35곳이 금융권에 내야 할 이자만큼의 돈도 벌지 못한 좀비 기업인 셈이다.

같은 기간 영업 적자를 내 이자보상비율이 0%인 기업도 21.6%에서 23.4%로 1.8% 포인트 늘었다. 반면 이자의 5배 이상 돈을 버는 기업의 비율은 40.2%에서 36.9%로 3.3% 포인트 줄었다.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수입으로 단기차입금, 이자 비용을 어느 정도 부담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현금흐름보상비율은 54.4%에서 50.5%로 3.9% 포인트 줄었다.

이는 지난해 전체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지난해 전체 기업의 매출액은 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에는 4.2% 늘었으나 하락 전환한 것이다. 대기업의 매출액이 1.5% 줄어들며 하락 전환을 이끌었다. 중소기업은 1.5% 늘었으나 전체 실적을 견인하지 못했다.

업종별로 보면 매출액 증가율은 제조업이 –2.3%를, 비제조업은 0.8%를 기록했다. 2018년 각각 4.5%와 3.8%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모두 나빠진 셈이다.

제조업 중에서는 조선·기타운수 부문(12.5%)과 자동차 부문(6.3%)의 매출액 증가율이 높았다. 그러나 정제 마진이 줄어든 탓에 석유정제 부문 매출액이 6.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총자산 증가율은 5% 늘어 2018년 3.7% 대비 1.3% 포인트 개선됐다. 이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리스 회계기준(IFRS16)이 적용돼 운용 리스가 자산과 부채로 각각 인식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즉, 회계적인 이유로 서류상 총자산만 늘어나게 된 것이다.

전체 산업 매출액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도 6.9%에서 4.7%로 2.2% 포인트 줄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대기업이 4.6%를 기록해 중소기업(5.2%)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8.3%에서 4.6%로, 비제조업은 5.2%에서 4.8%로 줄었다.

안전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93.1%에서 95.4%로 2.3% 포인트 개선됐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6%에서 27.7%로 1.7% 포인트 개선됐다. 그러나 이 또한 리스 회계기준 변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매출액이 줄어든 상황에서 급여 등 기업의 고정비용이 계속해서 지출되면서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비제조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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