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믿을 수 없는 리더됐다"…반중동맹 모으기 힘겨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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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6-0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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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취임이후 밀어온 '아메리카 퍼스트' 부메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견제를 위한 우방 모으기에 나섰다. 그러나 미국을 우선으로 해온 일방주의 탓에 공동 전선을 형성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쳤던 '아메리카 퍼스트'가 가장 큰 부메랑이 됐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자주의에 대해 적대적이었다. 때문에 취임 직후부터 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비롯한 다자주의 공동체에서 발을 빼 왔다. 파리기후협약과 같은 기후변화 국제 공조에도 미국은 독자주의를 고수했다. 2018년 G7 정상회담에서는 공동성명을 내는 것마저 실패했다. 그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국과 다른 주요국회의 'G6+1'이 구성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왔다.

그랬던 미국이 태도를 바꿨다. 코로나19와 반중국을 내세우면서 다시 우방동맹 맺기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앞둔 홍보전에 나선 것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런던정경대학(LSE) 싱크탱크인 'LSE 아이디어(Ideas)' 연구진인 앤드루 해몬드는 "최근 미국의 G7에 대한 태도 변화는 미국이 다자주의로 돌아섰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연구 지원 과정에서도 미국은 '아메리카 퍼스트 구호'를 좀처럼 버리지 않았다는 게 해몬드의 지적이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G7 확대회의가 성공적으로 열린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코로나19 격퇴와 중국 견제가 주요 이슈로 다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확대 회의가 순조롭게 열릴지는 미지수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앞서 불참 의사를 밝혔으며, 9월로 연기된 회의에도 참석할지 불분명하다.

게다가 영국과 캐나다가 러시아 복귀를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의 G7(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은 '구식'이라고 지적하면서, 올해 정상회의에 한국과 러시아, 인도, 호주를 초청하고 싶다고 밝혔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크림반도 합병으로 G7에서 퇴출당한 러시아가 되돌아오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폴리티코는 1일 전했다.

대변인은 "러시아는 재가입을 납득할 만한 태도 변화가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영국인의 안전과 동맹의 집단안보를 위협하는 공격적이며 불안정한 활동을 중단하지 않는 한 재가입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의장국이 G7 정상회의에 비회원국을 옵서버(참관국) 자격으로 초대할 수 있는 건 트럼프 대통령의 재량이라는 입장은 보였다.

캐나다 역시 러시아의 재합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러시아가 국제 원칙과 규범을 지속해서 무시하고 있다면서 확대 회의 개최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AP가 보도했다.

이처럼 다자주의를 부정해왔던 미국의 행보는 기존의 동맹국도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라는 리더를 무조건 따르던 시대를 지나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느 편을 들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고 포린폴리시(FP)는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밖으로 걸어나와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인근의 세인트 존스 교회 앞에서 성경을 들고 서 있다[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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