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北 식량사태 전망…"대규모 부족 위기"vs"재난수준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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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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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8노스 "北 식량 부족하지만 '재난' 수준은 아닐 것"

  • WFP·FAO "코로나19로 대규모 식량부족 사태 우려"

북한의 식량부족 사태를 두고 엇갈린 전망이 제기돼 주목을 받는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기구(WFP) 등 국제기구와 우리 정부는 북한의 식량부족 사태가 심각한 수준으로 식량지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북한의 식량 사정이 알려진 것만큼 ‘재난’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38노스는 2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북한의 식량 상황을 분석한 결과, 예년과 비슷한 정도로 알려진 것만큼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FAO는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미얀마·필리핀 등이 코로나19로 식량 위기에 놓여있다며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연말까지 3억5000만 달러(약 4320억7500만원)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도 지난 19일 농촌진흥청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을 464만t으로 추정하고, 이것이 최근 3년 평균 곡물 생산량인 469만t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통상 북한의 곡물수요량을 550만t으로 잡고 있다. 그래서 올해도 북한의 식량부족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판단대로라면 올해 북한 내 86만t의 식량이 부족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북한 황해남도 은률군 장련협동농장에서 모내기가 시작됐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12일 1면에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노동신문 캡처]


그러나 38노스는 지난해 북한의 농작물 수확량이 전년 대비 10만t이 증가한 464만t으로 집계됐고, 중국의 원조까지 더해지면 북한의 지난해 식량 사정이 국제사회의 우려보다 나쁜 상황은 아니라고 전했다.

38노스는 코로나19로 북한의 식량 수급에 차질에 생겼지만, 전반적으로 지난해 곡물 생산량이 직전 연도보다 소폭 늘어났다는 것에 주목했다. 또 수확철인 올가을 날씨가 따뜻할 경구 수확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앞서 WFP가 올해 북한의 대규모 식량부족 사태를 우려하며 국제사회의 원조를 요구하는 것과 상반된 관측이다.

다만 38노스는 코로나19에 따른 국경폐쇄로 비료, 종자, 농기구 등의 품귀 현황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식품 가격이 오르는 등 북한의 시장 물가가 평년보다 상승한 것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중국, 러시아 등의 식량 원조가 실제 필요한 사람에게 도달하기 어렵고, 북한 정권의 시장 행위 단속이 식량 공급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그런데도 38노스는 날씨 요인을 앞세워 북한의 농작물 수확량 확대에 기대를 걸었다. 또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북한의 토양, 습도 등이 농작물 재배의 적절한 조건을 갖췄다며 향후 북한의 농작물 수확량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크게 부족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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