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돌파한 코스피에 시름 커지는 '곱버스'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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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0-05-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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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선을 돌파한 코스피가 상승세를 유지한 가운데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inverse) 펀드 투자자들이 다시 늘고 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분간 증시가 상승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큰 만큼 과도한 인버스 상품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03포인트(0.05%) 오른 2031.95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두달 만에 처음으로 2000선을 돌파한 뒤 상승 동력을 이어갔다. 지수는 지난 3월 한때 1400선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가 V자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수 하락을 예측한 개인 투자자들은 되레 늘어났다.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가 2000선 고지에 다다른 26일 하루 동안 'KODEX 200 선물인버스 2X'를 884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200선물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지수 하락률의 두 배를 수익으로 가져가는 '곱버스' 상품이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은 하락률을 1배 추종하는 'KODEX 인버스' 역시 356억원어치 사들였다.

특히 5월 들어 이태원 클럽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며 다시 인버스 상품에 투자하는 개인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최근 1주일 동안 KODEX 200 선물인버스 2X와 KODEX 인버스의 개인투자자 누적 순매수 규모는 각각 2368억원, 855억원에 달한다.

다만 코스피 상승 동력이 예상보다 강해 이들 개인투자자 중 상당수는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급락장이 시작된 후 지난 두달간 코스피는 1686.24(3월 26일)에서 2029.78(5월 26일)로 약 344포인트(20.37%) 상승했다. 이 기간 KODEX 200 선물인버스 2X와 KODEX 인버스는 각각 -30.62%, -16.06%를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당분간 증시가 2000선 전후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과도한 인버스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은 일별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하기 때문에 박스권에서 등락이 반복되는 장세에서는 수익률이 줄게 된다"며 "장기간 투자하기보다는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상품의 경우 일별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하기 위해 매일 리밸런싱(재조정)을 시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펀드 수익률이 떨어지는 효과도 발생해 장기간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0년간 코스피200 일간수익률을 바탕으로 가상의 레버리지 인버스 펀드를 가정하고 리밸런싱 거래 규모와 이에 따른 성과의 변화를 측정한 결과, 2X 펀드의 경우 초기 투자금의 45배에 이르는 금액이 리밸런싱 목적으로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누적 수익률도 리밸런싱 거래가 없는 경우는 28.9%로 양호했으나 리밸런싱을 한 경우 -2.5%로 크게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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