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에어컨AS 대란 막자"…LG전자, 서비스 기사 대상 탄력근무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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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0-05-2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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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자사 서비스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탄력근무제를 도입한다. 올해 여름, 역대급 무더위가 예상되자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에어컨 애프터서비스(AS) 대란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다. 회사는 이와 함께 사전 점검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에어컨 수리 수요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유규문 CS경영센터장(전무)과 노조 서비스지부 관계자들은 지난달 26일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LG전자 서비스 엔지니어들은 이달 11일부터 오는 10월 25일까지 3개월 단위로 2차례 탄력근무제를 적용받는다. 근무 시간 기준이 주간이 아닌 3개월로 늘어남에 따라, 3개월간 연장근로를 포함 총 624시간 내에서 유연하게 근로시간을 배분할 수 있다.

노사가 합의를 이룬 것은 올여름 '에어컨 AS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APEC) 기후센터는 6~8월 한반도 인근 기온이 평년보다 매우 높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전국 최고 기온은 25도를 넘은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자들이 자택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점 역시 에어컨 AS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4월 LG전자가 중소 협력사 소속이던 서비스센터 직원 3900여명을 직접 고용한 것도 탄력근무제 도입에 영향을 미쳤다. 서비스 엔지니어들이 300인 이상 대기업 직원으로 분류되면서 과거와 달리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올해 여름 AS 평균 지연일을 2.5일 이하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성수기'인 7~8월 에어컨 수리를 요청할 경우 통상적으로 접수부터 실제 출장 방문까지 5일 이상 소요되는데 이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탄력근무제 도입은 최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경영 화두로 삼고 있는 '고객 가치' 실현과도 궤를 같이한다.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모든 것을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에서 시작해야 한다"라며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불편해 하는지, 직접 고객의 입장이 돼 찾아내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밖에도 LG전자는 에어컨 AS 수요를 분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지난달부터는 사전점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부품 교체나 냉매 주입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출장비를 포함한 기본 점검비는 받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비슷한 상황에 놓인 다른 업체에도 탄력근무제가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삼성전자서비스 역시 지난해 1월 협력업체 직원 8700여명을 직접 고용한 바 있다.

LG전자 서비스 엔지니어(오른쪽)가 에어컨을 점검하고 있다.[사진=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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