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예·적금 금리 두달만에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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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0-05-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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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대율 규제 완화 수신잔액 확보 숨통

  • 무리한 수신금리 인상 경쟁에 부작용

  • 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 전망도 한몫

주요 저축은행들이 두달여 만에 예·적금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이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면서 수신잔액 확보 요인이 사라진 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준금리가 하락세인 상황에서 저축은행들이 무리하게 수신금리를 인상한 부작용으로 풀이하고 있다.

19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SBI·OK·웰컴·유진·페퍼저축은행 등 주요 저축은행들이 주요 예·적금 금리를 인하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15일 12~18개월, 18~24개월, 24~36개월, 36개월 예금상품 금리를 2.0%에서 1.9%로 0.1% 포인트 인하했다.

이어 내달 1일부터는 모바일 플랫폼 사이다뱅크에서 가입 가능한 자유 입출금통장 기본 이율을 1.7%로 현재보다 0.3% 포인트 낮춘다.

OK저축은행은 지난 11일부터 주요 예금 상품의 금리를 0.2% 포인트 낮췄다. OK안심정기예금 금리는 연 2.1%에서 연 1.9%로, 중도해지 OK정기예금 369와 OK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2.0%에서 연 1.8%로 인하했다.

웰컴저축은행과 유진저축은행도 금리 인하에 동참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14일 12개월 정기예금 금리를 0.15% 포인트 인하한 1.85%를 적용하고 있다. 유진저축은행도 유진 회전 정기예금 금리를 연 2.15%에서 2.05%로 낮췄다.

이번에 수신금리를 인하한 저축은행 대부분은 2개월 전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3월 31일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을 0.3% 포인트 인상했다. OK저축은행도 OK안심정기예금 금리를 기존 연 1.9%에서 2.1%로 0.2% 포인트 높였다.

저축은행들이 2개월 만에 금리 인하에 나선 데에는 금융당국의 예대율 규제 유예가 크게 작용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을 통해 내년 6월까지 저축은행의 예대율, 유동성 비율 위반에 대해 10% 포인트까지 불이익을 주지 않기로 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저축은행 경영 건전성 확보를 위해 예대율을 규제해왔다. 올해는 예금에서 110%까지만 대출을 해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100%까지다.

금융당국의 예대율 유예 조치로 저축은행들은 약 6조6000억원의 수신잔액 부담을 덜게 됐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무리하게 수신액을 확보하지 않아도 대출이 가능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저축은행의 이번 수신금리 인하 조치가 기준금리 하락 시기에 무리하게 예·적금을 확보하기 위해 출혈경쟁한 부작용으로 풀이하고 있다.

저축은행 다른 관계자는 "이미 연초부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전망이 나오고 있었지만, 대형 저축은행들을 중심으로 무리하게 수신잔액을 확보하기 위해 예·적금 금리를 인상했다"며 "예대율 규제 유예보다는 출혈경쟁에 따른 향후 비용 증가 부담이 이번 수신 금리 인하에 가장 큰 배경"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저축은행 영업점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김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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