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압박에도 무너지지 않는다…화웨이 자신감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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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5-1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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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언론 "화웨이 美 규제 대응전략 마련" 자신감 내비쳐

  • 기술 자립도 높아지고, 외부 협력 관계도 '탄탄'

  • 중국, 반도체 굴기 박차... 2025년까지 자급률 70% 목표

미국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초규제 대책을 내놨지만, 화웨이의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중국 언론들이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 견제 속 위기감이 고조된 지난해부터 이미 대응 전략을 강화해 왔다는 이유에서다. 구체적으로 △외부와의 협력 확대 △기술 자립도 강화 △내수 장악력 강화를 이뤘단 점이 이유로 꼽혔다.

이와 더불어 최근 ‘반도체 굴기’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국 당국의 노력도 화웨이가 맞닥뜨린 위기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을 보탠다.

◇中 언론 "화웨이, 그동안 美 압박 대응책 마련... 기술 자립도 커졌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각) 화웨이가 미국 기술로 제작된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게 하는 수출 규정 개정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 규정은 미국의 기술을 활용하는 해외 기업도 화웨이에 특정 반도체를 공급하려면 미국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화웨이의 반도체 부품 조달을 사전에 차단하고, 더 나아가 중국 반도체 산업을 압박하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드러났다는 해석이다.

화웨이는 아직 어떠한 반응도 내놓지 않았지만, 중국 언론들은 미국의 조치가 화웨이에 미칠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중국 시나재경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미국 상무부의 규제 이후 반도체 기술 자립을 위해 부단히 애썼다. 이에 따라 해외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했는데, 대표적인 게 스위스 반도체 업체 ST마이크로일레트로닉스(이하 ST마이크로)와 손잡고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본래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해왔던 ST마이크로는 지난 4월 화웨이와 계약을 맺고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당시 미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반도체 부품을 확보하는 데 난항을 겪을 것으로 판단한 화웨이가 안정적인 조달을 위해 ST마이크로와 손을 잡은 것으로 풀이됐다.

시나재경은 화웨이가 기술 자립도를 높여 해외 부품 의존도를 크게 줄였다는 점도 강조했다. IT 기기 분해 전문 사이트인 아이픽스잇(iFixit)이 최근 화웨이의 스마트폰 메이트30 5G를 분해한 자료에 따르면 메이트30 5G의 부품 국산화 비율은 약 41.8%였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16.5%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화웨이는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TSMC에 대한 의존도도 줄여가는 중이었다.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 자회사 하이실리콘은 자체 반도체 생산 공장이 없어 대부분의 제품을 TSMC에서 주문 생산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많은 물량을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중신궈지·中芯國際)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시나재경은 설명했다.

화웨이를 뒷받침해주는 중국 내수시장의 파워도 크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301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하면서 코로나19 속에서도 전년 대비 1% 성장한 출하량을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도 41.4%에 달했다.

시나재경은 “화웨이에 닥친 시련은 화웨이를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며 “그동안 철저한 대비를 해온 만큼 아주 비관적인 일이 발생해도 정상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화웨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美 압박에 속도내는 中 '반도체 굴기'... SMIC에 2조7000억원 투입 

게다가 중국 정부는 막대한 자금을 쏟으며 ‘반도체 굴기’에 나서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이미 SMIC에는 약 160억 위안(약 2조76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SMIC는 중국 국유 통신기업과 국유 펀드 등이 출자한 기업이다.

중국 둥팡차이푸에 따르면 정부가 주도하는 반도체 육성펀드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과 상하이 정부가 만든 상하이반도체산업투자펀드는 지난 15일 SMIC에 각각 106억 위안과 53억 위안을 투자하기로 했다.

SMIC는 자금조달 후 회사의 14나노 칩 생산 능력이 기존 6000개(한달 기준)에서 3만5000개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SMIC가 정부 자금을 받아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는 만큼 앞으로 화웨이의 SMIC 발주 물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규제가 화웨이에 엄청난 타격을 미치진 못할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물론 아직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기술력이 뒤처지기 때문에 미국의 제재가 화웨이에 상당한 충격이 될 것이란 반론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SMIC는 TSMC나 삼성전자와 기술 격차가 큰 편이며, 중국의 반도체 기술력이 세계 상위 수준이 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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