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포스트 반감기] 가상자산은 이 시대 '디지털 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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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0-05-18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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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트코인-금' 상관관계 상승

  • 변동성 큰 탓에 "안전자산으로선 무리" 시각 대체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가상자산 가격이 오를 내릴 때마다 '가상자산은 안전자산'이라는 주장과 반대 주장이 부딪히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 대장주 역할을 하는 비트코인의 폭락 또는 폭등은 각 주장을 내세우는 쪽에서 대표 근거로 사용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떠올랐다는 주장에 본격적으로 힘이 실리기 시작한 것은 올해 들어서다. 지난 1월 말 코로나19 확산 공포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위축됐으나, 비트코인 가격만큼은 오름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1월 28일 비트코인은 9일 만에 1000만원 선을 돌파했다. 그달 1일과 비교하면 25% 가까이 가격이 급등한 수준이었다. 2월 들어서도 1200만 선을 넘는 등 코로나19 확산 여파에도 안정적인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비트코인도 코로나19 영향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미국 증시가 10% 이상 급락하며 1987년 '블랙 먼데이'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3월 12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가격은 50% 가까이 폭락했다. 900만원 후반대에서 500만원 초반선으로 떨어지는 데 24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 만에 약 79조원이 증발했다.

이후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이라는 공식은 깨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가상자산이 경제적 혼란 상황에서 피난처로 활용된다는 주장은 힘이 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 비트코인 회의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헤지(위험 회피) 수단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3월 이후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으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원유, 글로벌 증시는 물론 안전자산인 달러화까지 코로나19로 휘청였지만, 비트코인은 비교적 빠르게 가격이 회복됐기 때문이다. 미국이 코로나19로 무너진 경기를 살리기 위해 무제한 양적 완화에 나선 점도 비트코인에 대한 주목도를 높였다. 달러화가 무제한 공급되면 장기적으로 달러 가치가 떨어지지만, 수량이 한정된 비트코인은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자산운용사 반에크는 비트코인과 금·채권·석유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금과 같은 안전자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관계 지수는 0.49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과 미국 채권은 0.17, 비트코인과 석유는 0.27에 그쳤다.

다만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으로 취급하기에는 무리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다른 자산과 달리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보이더라도, 변동폭이 워낙 커 화폐로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것으로 유명한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캐피탈 대표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심화하며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에 균열이 발생하는 중"이라며 "비트코인을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 금 같은 안전 자산으로 취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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