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연말까지 1억3000만명 기아 위기…글로벌 식량부족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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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5-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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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류 중단ㆍ수출 제한으로 가격올라…신흥국 통화가치 하락하며 상황 악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식량 부족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말까지 전 세계에서 1억3000만명이 기아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량 수출 제한, 운송수단의 부족, 글로벌 식품 생산 체인의 붕괴 등 여러 상황이 맞물리면서 식량 부족 문제가 악화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압돌레자 아바시안은 WSJ에 "많은 식량을 가지고서도 식량 위기에 빠질 수 있다"면서 "우리가 바로 그런 상황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식량계획기구(WFP)는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연말까지 최대 30여 개국이 기근에 시달리면서 1억3000만명이 기아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로 식량 부족 우려가 커지자 세계 최대 밀 수출국 러시아는 7월까지 수출 중단에 나섰다. 주요 밀 공급 국가인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도 수출을 제한했다. 이외에도 터키, 태국, 세르비아 등이 각종 농산물 수출 제한에 나섰다.

일부에서는 제한이 완화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전 세계 주요 곡물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특히 이집트와 같은 주요 밀 수입국이 곡물 비축을 위해 대규모 구매에 나서면서 가격은 더욱 빠르게 오르고 있다.

국제 물류 체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도 식량 공급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인도는 세계에서 1위 쌀 수출국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 전역에 곡물을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인도의 쌀 수출업체는 기존 물량의 15~20%만 출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코로나19로 화물선 운항이 속속 취소되면서 화물 운송량이 크게 줄었다"면서 "전 세계 여객기 운항도 급감하면서 항공화물 물량도 이전보다 35% 줄었다"고 컨설팅회사 맥킨지의 분석을 인용해 전했다.

지난달 3월 25일부터 전국 봉쇄에 들어간 인도의 경우 작물들이 도시로 제대로 운송되지 못해 산지에서 작물들이 쓰레기가 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WSJ은 "농민들의 수입이 급감하면서 향후 파종을 위한 비용 마련을 못 한 농민들이 내년 농사를 짓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수출 제한과 물류량 감소로 곡물 가격은 오르는데 일부 신흥국들은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식량 수입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특히 취약하다. 2억명 인구의 나이지리아는 세계 최대 쌀과 밀 수입국 중 하나다. 그러나 최근 자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는 데다 수요 수출품인 원유 가격도 급락해 식량 수입에 드는 재정 부담이 한층 커졌다.

미국 같은 선진국도 사정이 좋지 않다. 육류 가공회사의 직원들이 집단 감염에 걸리면서 농장 가축들이 제때 도축되지 못해 육류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서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식료품 물가만 2.6% 급등하면서 지지난 1974년 이후 46년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뉴저지주 패터슨에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식량지원을 받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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