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렘데시비르 '코로나 치료제' 긴급승인 계획"...中 결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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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4-3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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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여명 임상 결과, 회복 기간 31% 단축...사망률은 차이 없어

  • '코로나 치료제' 기대↑...의료부담 줄이고 정상화 자신감 불러와

  • WHO, 中 후베이성 임상에선 효과 의문...심각한 부작용도 지적

미국 식품의약처(FDA)가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를 가능한 한 빨리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할 예정이다. 미국 내 임상시험에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입원환자의 회복 기간을 31% 단축한 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다만, 앞서 중국 후베이성에서의 임상에서는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는 논문도 발표됐다.

29일 뉴욕타임스(NYT)는 FDA 당국자를 인용해 FDA가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치료제 긴급 사용 승인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렘데시비르가 FDA의 긴급 사용 승인을 얻으면, 미국에서 공식 승인 이전에라도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렘데시비르를 사용할 수 있다.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에서 '렘데시비르'를 생산하는 모습.[사진=로이터·연합뉴스]


◇첫 대규모·무작위 임상서 효과 확인...공식 '코로나 치료제' 기대감↑

이는 이날 렘데시비르의 초기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연구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의 회복 기간을 31% 단축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대해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꽤 좋은 소식"이라면서 "데이터는 렘데시비르가 회복 기간을 줄이는 데 분명하고 상당한 의미가 있고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31%라도 아주 중요한 결과"라면서 "치료제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고 향후 입원 환자의 표준 치료 방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분명히 긍정적이다. 아주 긍정적인 일"이라면서 FDA가 아주 빨리 승인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날 워싱턴포스트(WP)는 해당 연구가 대규모·무작위 방식으로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치료 효과 여부를 검증을 진행한 첫 임상연구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68개 지역에서 1000여명의 코로나19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2월부터 렘데시비르를 정맥주사로 투여해 병증 추이를 관찰했다.

이 결과 렘데시비르가 환자들의 회복 기간을 31%, 즉 15일에서 11일로 단축했다. 다만, 사망률의 경우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입원환자가 8%, 투여하지 않은 입원환자는 11%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정도는 아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크립스 연구소의 에릭 토폴 국장은 WP에 "돌파구 같은 약은 아니고 좋은 결과와 나쁜 결과가 뒤섞여 있다"면서도 "좋은 시작이다. 효과도 있고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WP는 "렘데시비르가 많은 이들이 기대해온 특효약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환자들의 치료 방안이 마련됐다는 기대를 키웠다"면서 "환자들의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입원 기간이 줄어들면 보건 시스템의 부담이 줄어들고 경제 정상화에도 자신감이 붙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이날 뉴욕증시는 렘데시비르 소식에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4.8%를 기록한 악재에도 7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길리어드는 향후 렘데시비르 생산량을 크게 늘려 5월 말까지 150만개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14만명가량의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는 분량이다.
 

29일(현지시간)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과 데보라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中 후베이성 임상에선 효과에 의문...심각한 부작용도 지적

당초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로 렘데시비르는 전 세계 코로나19 치료제 연구 중 임상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NYT는 "렘데시비르가 과거 어떤 질병의 치료에도 승인된 적이 없다"면서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했지만, 아프리카에서의 임상시험 결과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WP 역시 이전의 시험 결과를 인용해 "렘데시비르 투약 시 신장 기능 손상이나 혈압이 떨어지는 등의 심각한 부작용도 관찰됐다"면서 "다만, 이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서도 나타나는 증상이기에, 코로나19와 렘데시비르 중 정확히 어떤 것이 해당 작용을 유발했는지 구분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같은 날 국제 학술지인 란셋에서는 중국 후베이성에서의 렘데시비르 임상시험 결과 논문도 발표됐다. 해당 시험은 지난 2월 6일부터 3월 12일까지 237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구진은 "코로나19가 발병한 지 10일 이내인 환자들의 경우 렘데시비르를 투약했을 때 증상 회복이 더 빠른 경향이 있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사망률 역시 해당 약물을 투여한 환자가 13.9%, 투약받지 않은 환자는 12.8%로 큰 차이가 없었다. 아울러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158명의 환자 중 66%인 102명에게서 부작용이 나타났고 결국 18명은 투약을 중지했다.

해당 논문은 앞서 23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실수로 홈페이지에 게재한 보고서와 동일한 내용으로, 당시 WHO는 '렘데시비르가 환자의 상태를 개선하거나 환자의 혈류에서 코로나19 병원체를 줄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길리어드는 성명서를 통해 "해당 논문 초안은 부적절한 연구 특성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시험 참가자가 적어 조기 종료했기 때문에 확고한 연구 결과에 이를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렘데시비르 임상시험이 실패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당시 코로나 치료제 개발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같은 날 다우지수는 400p(포인트)나 빠지는 등 뉴욕증시도 출렁였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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