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퍼스트 코리아!] 아주경제의 세가지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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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입력 2020-04-2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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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글로벌 생산거점을 육성하자

  • - 탈석유화 산업을 선점하자

  • - 언택트 경제의 리더가 되자

 


세계경제, 판이 바뀐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으며 우리는 두 가지 중대한 사실을 깨달았다.

우선 지난 100년간 유지돼 온 글로벌 자유무역 시스템이 감염증의 세계적 유행(팬데믹)을 계기로 심각한 약점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생산의 분업, 생산·소비의 분리는 팬데믹으로 한 지역이 문을 닫을 경우 글로벌 공급망 전체의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번 위기로 대한민국이 이미 글로벌 초일류 국가로 발돋움해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우리의 위기 관리 능력, 이른바 K방역 시스템과 국민의 의식수준이 세계 최고임을 증명했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안전지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이는 뒤따라올 자유무역 질서의 수정·보완 과정에서 우리가 기회를 선점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유 무역시스템은 글로벌 분업과 달러 시스템 등 두 가지 핵심 경로에서 균열을 보였다.

이 시스템은 애덤 스미스가 설계하고 미국이 실현했다. 각국이 생산비가 가장 적게 드는 상품을 각각 생산하고, 무역으로 나누어 쓰는 게 최선이란 믿음 위에 구축됐다. 글로벌 분업으로 실제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 40%에서 2019년 10%까지 줄었다.

팬데믹으로 인한 국경봉쇄가 글로벌 시장을 강타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GDP는 코로나19로 전년보다 10%(9조 달러) 정도 감소한다. 글로벌 분업이 9조 달러 이상의 비용을 유발한 셈이다. 중국에서 상품을 만들어 미국에서 파는 우리나라의 경우 그 충격이 더 강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1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보다 1.4% 감소했다.

안전이 생산지를 결정하는 최대 변수로 부각됐다. 소비시장에 가까운 곳, 즉 자국 또는 미국으로 생산지를 옮기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저유가는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시대 자유무역 질서의 최대 위협이다. 석유는 지난 50년간 금의 바통을 이어받아 자유무역 질서를 떠받쳤다. 1971년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과 압둘 아지즈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달러로만 석유 결제를 할 수 있도록 계약하면서 금태환 중단으로 부도 위기를 맞은 달러 시스템이 회생했다.

석유-달러의 맞교환 시스템은 두 개의 가격 추이가 반비례 곡선을 그리는 점을 설명한다. 유가가 떨어지면 달러 인덱스는 상승한다. 우리나라나 중국 등 무역 상대국 입장에서는 환율 인상이다. 장기적인 유가하락, 즉 글로벌 디플레이션(Deflation)이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에 공포인 이유다. 미국이 사우디의 증산 선언 직후 2조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내놓고 우리나라와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핑에 나선 근본 배경엔 저유가가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글로벌 경제의 탈(脫)석유화를 가속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가 석유자산의 현금화를 서두르고,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건 이 같은 배경에서다.

두 가지를 아우르는 거대한 변화가 있다. 세계경제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언택트(비대면) 시대로 본격적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이인호 한국경제학회장(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은 “언택트의 키워드는 슈퍼스타 경제”라고 했다. 방탄소년단(BTS) 등 최고만이 살아남는 승자독식의 무대란 의미다. 생존한 콘텐츠는 무제한 반복·재생된다. 단위당 생산비가 거의 제로(0)가 된다. 팬데믹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국경도 없다. 애덤 스미스의 관점에서 보면 온라인은 최적화된 생산지다.

아주경제, 세가지를 제언한다. 

세계경제의 판이 바뀌는 변화 속에서 본지는 세 가지를 제언한다.

대한민국을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만들자. 안전지역으로 부각된 이미지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리드할 기회로 승화시키자. 새만금·인천경제자유구역·여의도금융특구 등 글로벌 생산거점을 목표로 만들어진 지역은 이미 여러 곳이다. 안전이 새롭게 부각됐지만 생산 효율은 여전히 생산지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법인세 인하 등의 유인책이 적극 마련돼야 한다.

탈석유화 산업을 적극 육성하자. 우리는 이미 세계 1등의 수소차 엔진, 스마트시티 건설 경험과 관련 시스템, 5G 이동통신 인프라를 갖고 있다. PC시대 이 같은 우위가 유지되도록 하려면 기업부터 살려야 한다. 이 학회장은 “저금리 아래서 금융정책은 효과가 적다”며 “재정정책에서 최우선 순위는 기업회생”이라고 했다.

언택트 경제의 리더로 자래매김할 수 있도록 4차산업 연관 산업을 실질적으로 지원하자. 우리에겐 BTS와 봉준호 감독이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왜 페이스북과 넷플릭스, 유튜브가 없는 것일까.

중요한 건 정부의 의지다. 특정구역의 법인세 인하, 기업 지원, 4차 산업혁명 과정엔 공통적으로  이해관계의 충돌이 수반된다. 개인이나 특정산업 등 미시적 관점에서 벗어나 국가 전체의 발전, 즉 국부의 시각에서 시장을 봐야 한다. 강력한 의지로 감시와 통제가 아니라 지원과 조정의 역할을 할 때다. 착한 ‘빅브러더’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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