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푸르덴셜생명 인수 "제값에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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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4-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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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가 순자산비율 0.8배 합리적 가격 평가

  • ING생명 1.1배, 롯데손보 1.24배보다 낮아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 과정에서 적지 않은 금액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푸르덴셜생명 인수 의지가 강했다는 방증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KB금융지주가 다소 오버페이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보험사 인수·합병(M&A) 사례를 감안하면 합리적인 수준에서 가격을 결정했다는 진단이 다수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지난 10일 체결했다.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 인수 가격으로 2조2650억원이 책정됐다. 몇 달 후 다가올 거래종결일까지 지분가치 상승에 해당하는 이자 750억원을 합산하면 총 2조3400억원에 해당한다.

총 인수가격 2조3400억원은 다른 생보사 가치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실제 2조3400억원은 지난해 말 푸르덴셜생명의 자기자본(2조9135억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따져보면 0.8배에 해당하는 밸류에이션이다. 지난 10일 종가 기준 대형 생보사인 삼성생명(0.27배)과 한화생명(0.1배)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을 책정 받은 것이다.

그러나 M&A 시장에서는 더 낮은 가격에 인수할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아쉬울 수 있으나 2조3400억원도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평가다. 우선 최근 보험사 M&A를 살펴보면 PBR 0.8배보다 낮은 거래가 거의 없었다는 시각에서다.
 

[사진=각 보험사 등]

2018년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PBR 1.1배에 해당하는 인수 대금을 지불했다. 지난해 매각된 롯데손보도 PBR 1.24배에 해당하는 밸류에이션이 인정됐다.

최근 3년 동안 매물 중 더케이손보(0.75배)가 0.8배 이하의 밸류에이션밖에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더케이손보는 자동차 전업사와 유사한 영업 행태로 점유율이 매우 낮았으며 건전성도 취약했다는 점이 밸류에이션을 하향 조정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수입보험료 기준 생보업계 점유율 14위이며 건전성 면에서도 큰 흠이 없는 푸르덴셜생명과 단순 비교하기는 적절치 않다.

푸르덴셜생명의 내재가치(EV)가 2조원 초반 수준이라는 점도 인수 금액이 다소 과하다기보다는 제 값에 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는 본입찰 이전 KB금융지주의 M&A 방침과 일치한다. KB금융그룹은 2017년 윤종규 회장이 연임을 확정한 이후 생보사 보안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힌 이후 생보사 M&A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윤 회장은 IR 행사 등을 통해 너무 비싼 가격에 생보사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이를 종합하면 KB금융지주는 생보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나 제 값 이상에는 사지 않겠다고 밝혀온 셈이다.

M&A 업계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 매각은 초기 단계부터 KB금융의 인수 의지에 따라 흥행 여부가 갈릴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M&A 매물의 가격이 낮아지는 와중에서도 KB금융의 인수 의지가 강했고 평상시 제 값을 제시한 덕에 승자가 됐다"고 말했다.
 

[사진=푸르덴셜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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