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로나 갑질’ 아워홈 “5월까지 연차 20개 써라”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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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0-04-0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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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워홈 “코로나 사태로 비상경영 체제 돌입 차원 연차 독려는 있었다”

  • 고용부 “연차사용 강제시 2년 이하 또는 징역 2000만원 이하 징역”

  • 유덕상 아워홈 대표 취임 1개월 만에 리더십 도마위

유덕상 아워홈 대표.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이 비상경영 일환으로 직원들에게 연차 소진을 강요해 논란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회사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이유다. 하지만 연차 강제는 휴가권 침해인 만큼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있다. 지난달 취임한 유덕상 아워홈 대표는 선임 한달 만에 ‘연차 강제소진 논란’에 휘말리게 됐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전날 본사 직원들에게 5월 말까지 연차 20개를 소진하라고 메일로 통보했다. 비상경영 일환으로 휴가촉진제 실시 등 자구책이 진행되고 있지만 올해 1~3월까지 최악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4월도 심각한 상황이라는 게 아워홈 측의 공지 내용이다.

또 아워홈은 오는 14일까지 영업과 지원부서를 합친 사업부 전 직원들에게 연차를 3개 이상 사용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연차의 실사용이 여의치 않을 경우 각 부서장의 재량으로 관리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아워홈 내 익명의 관계자는 “사원들에게 회사 심각성을 알리고 설득을 통해 동의를 구하지는 못할지언정 무조건적인 연차소진을 강요하는 것은 문제”라며 “지금 회사가 어려우니 허리띠를 졸라매지만 상황이 좋아지면 보상해준다는 빈말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아워홈의 연차 강제 소진 소식이 공지되자 사내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연차 강제는 위법으로 지금이라도 취소하라” “그냥 희망퇴직을 받아라” “아워홈은 소통이 없다” 등 불만이 속출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업체들이 비상경영 체제로 돌입한 경우가 많아 그런 차원에서 연차 사용 독려가 있었다”면서도 “직원들에게 5월말까지 20개를 쓰라고 공지 메일은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차 사용 독려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직원들에게 공지 메일을 보내지 않았다는 것은 모순된 언급으로 읽힌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는 식의 발언과 같은 논리로 보인다.

근로기준법 제60조 5항에 따르면 연가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져야 한다. 이에 연차 사용 강제는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있다. 연차 사용 강제로 근로기준법 위반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부 기업에서 노동자들에게 무급휴직, 연차유급휴가 사용을 강요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6월 30일까지 ‘휴업·휴직·휴가 익명신고센터’를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운영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서 노동자 의지와 관계없이 연차유급휴가를 강제 사용하거나 무급휴직을 강요하는 등의 경우 익명신고센터에 신고가 가능하다.

한편 아워홈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된 가운데 임산부에게도 회사 출근을 시켜 빈축을 샀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며 임산부와 기저질환자 등 특별보호가 필요한 직원들에 대해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아워홈 관계자는 “현장 근무자들에 대해 재택근무를 탄력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본사의 경우 전 사원이 출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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