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美 '부활절 악몽' 다가온다…"불 번지듯 확진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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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4-0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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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후 2주가 절정 이룰 것…미국 확진자 전세계 4분 1

  • 뉴욕 첫확진자 발샐 한달뒤 '하루사망 630명' 초토화

죽음의 공포가 미국을 뒤덮고 있다. 4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크스포스(TF)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참혹한(horrendous) 국면에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날 트럼프 대령은 미국에서 곧 사망자 수가 급증할 수 있다면서, 향후 2주간이 가장 큰 고비라고 강조했다.

부활절인 12일을 낀 향후 2주간에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절정에 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을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일로 삼았었으나, 가파른 확진자와 사망자 증가로 종료일을 4월 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물러선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질병의 확산 상황에 대해 긍정적 측면을 부각하려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조차 연일 비관적 전망이 나오는 것은 미국이 처한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외신은 전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세는 미국을 선두로 맹렬해지고 있다. 존스홉킨스대학 통계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4일 밤 기준으로 전세계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각각 120만명과 6만4700명을 넘어섰다. 신규확진자 수는 10만 1488명이나 늘면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이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우선 미국 내 누적 확진자수는 무려 31만2237명이다. 이는 전세계 확진자의 4분의 1에 달한다. 사망자 역시 8502명으로 많이 증가했다.

4일 기준 신규확진자는 미국에서 3만3264명, 프랑스에서 2만5646명, 스페인에서 6969명 등에 달하며, 북미와 유럽의 확산세가 10만명 이상의 신규확진자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세계대전과 같은 수준···"언젠가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에도 "앞으로 매우 힘겹고 고통스러운 2주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백악관이 이날 공식적으로 "미국 코로나19 사망자가 최소 10만명에서 최대 24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엄청난 숫자는 미국이 환자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섰을 경우를 상정한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줬다.

4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참혹한 시간이 다가올 것이다"라면서 “아직 본 적이 없는 숫자를 보게 될 수 있다. 아마도 세계 2차 대전과 같은 전쟁에서나 보게 될 숫자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으로 브리핑에 나섰던 트럼프 대통령이었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큰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경제활동 정상화를 멀지 않은 시기에 시작해야 한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듭 말하지만 우리는 우리나라를 파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원상회복엔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이 나라를 다시 열어야 한다. 우리는 이것(사회적 거리두기)을 몇 달이고 지속하길 원하지 않는다"며 "어느 시점엔가는 큰 결정,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나치게 길어질 경우 경제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한편 연방정부의 의료 지원 부실에 대해서는 일부 주(州)가 실제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의료 공급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부족에 대한 두려움이 불러온 결과라고 주장했다.

◆하루 사망자만 630명 뉴욕주···의료 장비의 부족도 여전

상황이 가장 안 좋은 곳은 뉴욕주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는 4일 브리핑에서 하루 사망자가 무려 63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뉴욕주 단독 누적 사망자는 3565명에 달한다. 쿠오모 주지사는 "마치 불이 번지는 것처럼 확진자의 숫자가 늘고 있다"고 좌절감을 나타냈다.

이어 쿠오모 주지사는 "우리는 아직 최고점에 오지 않았으며, 근접하고 있다"면서 "현재 우리의 전망으로는 일주일 정도 후가 절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지 한달 밖에 안됐다"면서 "그러나 영원처럼 느껴지는 시간이었다"면서 손쓸 수 없는 전염병 확산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뉴욕시의 사망자는 미국 전체 사망자의 25%에 달한다. 병원과 영안실은 치료와 장례로 모두 붐비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전염의 우려로 임종을 지켜보지 못하는 이들이 늘면서 병원에서는 사망 소식을 전화로만 전해야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주의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산소호흡기 부족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중국은 뉴욕주에 1000개의 산소호흡기를 보냈으며, 오리건 주도 140개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와 사망자 증가 속도는 다소 느려지고 있지만, 뉴욕시가 아닌 롱아일랜드 같은 다른 지역에서의 감염자 증가가 또 다른 공포를 불러오고 있다.

한편 플로리다와 텍사스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늦게 도입한 주들도 자발적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강화하고 있다. 릭 스콧 플로리다주 미국 상원의원은 폭스뉴스에 “우리는 뉴욕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고 있다.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텍사스 주지사인 그렉 애벗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 집에 머무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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