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미경 코이카 이사장 “코로나19 이후도 준비…올해 실질적 성과 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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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경기)=김봉철·정혜인·박경은 기자
입력 2020-04-0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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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속가능한 평화’ 강조…“사회적 시스템 구축 노력해야”

  • 인권운동·정치인 연륜으로 해외봉사단 국내 귀환에 역할

  • “예산 1조원 시대 책임감…유·무상 지원 분절화는 과제”

이미경 코이카 이사장은 3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한 글로벌 개발협력을 강조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미경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이사장은 지난 3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 내내 평화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결국 글로벌 개발협력도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이 이 이사장의 생각이다.

이날 경기도 성남시 판교 집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이사장은 “분쟁 종식만으로 지속가능한 평화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빈곤, 경제난, 감염병, 기후 변화 등 각종 재난으로부터 지탱해줄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한-메콩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을 통해 추진키로 한 ‘한-메콩 평화마을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예다. 코이카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등 메콩지역 국가에 여전히 남아 있는 불발탄과 지뢰 등 전쟁과 갈등의 잔해들을 제거해 나갈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국면에서 가슴을 졸인 일도 있었다. 전 세계 44개국에 약 1800명이나 되는 해외봉사단원들의 귀국 문제였다. 그는 “현재까지 90% 이상의 단원들이 귀국한 상태”라며 “항공편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에 대해서도 주재국 정부와 재외공관과 협력해 신속하게 일시 귀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 인권운동의 20년 경험과 5선 국회의원 출신 연륜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지난달 16일 대통령 긴급 비상조치로 페루 사무소의 지방 봉사단원 37명의 이동이 어려워지자, 7개 주요 활동지역에 버스 7대를 투입해 단원들을 픽업해 수도 리마까지 후송하는 일도 있었다.

현지 열악한 교통 환경을 극복하고, 외교 루트를 활용해 페루 현지 경찰 지원을 이끌어 낸 결과였다.

이 이사장은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해야 된다는 점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는 “어떤 전염병도 언젠가는 끝난다”면서 “코로나19가 끝나는 시점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미리 생각하고, 지금 바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코이카는 ‘혁신에서 성과 창출로(Drive for Results)’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 2년간 혁신을 통해 개선된 체질을 토대로 사업과 평가를 고도화하고, 실적과 성과를 보여줄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코이카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이 이사장은 지난 1월 ‘2030위원회’를 발족하고 △‘2030 코이카’의 지향 방향 △혁신을 통한 성과 창출 △10년 뒤 코이카의 모습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코이카의 올해 대외무상협력예산은 94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포인트 증가해 내년에는 ‘예산 1조원 시대’를 맞게 된다. 1조원은 하루 1.9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극빈층(세계은행 지정 기준) 125만명을 1년 동안 지원할 수 있는 규모다.

우리나라의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는 23억5000달러(2018년 기준)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29개국) 중 15위에 해당한다.

이 이사장은 “규모가 크다고 하지만, 유·무상 원조가 통합된 일본(JICA)과 달리 한국은 유·무상이 나눠져 있고, 이 중 무상은 다시 코이카를 비롯한 40여개의 기관들이 함께 수행하고 있다”면서 “예산 1조원 시대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과 별개로 유·무상 지원의 분절화 해결을 위해 기관 간 협력 ODA 플랫폼인 국제개발협력사업협의회를 설립, 공동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이카는 지난해 성공적으로 주도한 신남방 프로그램에 이어 올해 문재인 정부가 역점 추진하겠다고 밝힌 신북방 정책에 대해서는 해외사무소가 있는 몽골,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공화국, 아제르바이잔 4개국을 중심으로 ODA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코이카는 이들 국가와 △공공행정 △취·창업 및 고등교육 △에너지․교통 △농업 분야에서 개발협력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여성인권 운동가 출신답게 각종 사회적 현안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이른바 ‘n번방’ 사건에 대해 “우리는 이제 분명한 선진국인데 여성 인권을 해치는 이런 사건들은 선진국의 국격과 품격을 낮추는 일”이라며 “여성에 대한 삐뚤어진 인식을 바로잡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코이카 이사장은 3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신북방 정책에 대해 “해외사무소가 있는 몽골,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공화국, 아제르바이잔 4개국을 중심으로 ODA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미경 코이카 이사장 프로필

△1950년 부산 출생 △이화여고 △이화여대 영어영문과 △이화여대 정치외교학 석사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제15·16·17·18·19대 국회의원 △핵군축 국제의원연맹(PNND) 한국대표·세계공동대표 △한·EU 의원외교협의회 회장 △사단법인 여성의정 공동대표 △제12대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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