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득균 기자의 Make Time] 코로나發 '주식 열풍'… 外人 빈자리 채운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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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득균 기자
입력 2020-04-0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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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득균 기자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열풍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증시에서 폭락장이 연출되자 저가 매수를 노린 투자자들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의 순매수 행렬은 쉽게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코스피 회복에는 큰 힘이 됐지만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3월 한 달간 코스피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누적 순매수액은 11조1869억원이다. 전월(4조8973억원) 대비 2.3배가량 뛰었다. 월간 기준 거래소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9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주식거래 활동거래 계좌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지난달 말 기준 활동거래 계좌 수는 3076만9000개로 전월 말 대비 86만2000개 늘었다.

주식 열풍이 확산하면서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수세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가 맞물리는 상황을 1894년에 일어난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것이다. 이러한 투자 열풍에는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급락했던 코스피가 결국 반등했다는 일종의 학습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 투자자의 '사자' 행보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와 대조적이다. 외국인들이 매도를 통해 국내 주식시장을 떠나는데 반해 개인 투자자들은 매일같이 주식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외국인이 팔아치운 주식은 12조 원이 넘는데 개인 투자자는 11조 원을 매수했다. 주식시장에서 개인의 순매수는 안 좋은 징후로 통한다. 고점이거나 아직 바닥이 멀었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개인들의 주식 광풍을 두고 시장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과거 비트코인 열풍처럼 큰 손실을 볼 것이란 비관론과 코로나19 패닉이 걷히고 나면 반도체 업황 상승에 힘입어 큰 수익을 거둘 것이란 낙관론이다. 투자는 증시 변동성이 증폭되는 상황에선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매번 주식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에 밀려 쓴 잔을 마셨던 개인투자자들. 이번엔 '떨어지는 칼은 잡지 마라'는 증시 격언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주식이 폭락했다고 해서 매수한 뒤 무조건 버티면 수익이 나는 것도 아니다. 향후 주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면 전력 매수에 나선 개미는 큰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신규 개미들이 주가가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견딜 수 있을지도 하나의 의문이다. 경기 반등에 대한 섣부른 기대감만으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투자의 피해는 온전히 개인의 몫이다.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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