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정확한 팩트체크] 北 대미협상국장, 북미국장 '조철수' 후임?…"불투명하다"

정혜인 기자입력 : 2020-04-01 10:35
"북한 매체 공식 발표 無, 확인 불가능" 10일 최고인민회의서 공개될 가능성도
지난달 30일 북한 외무성은 ‘신임 대미협상국장’의 명의로 대미 비난 담화를 발표했다. 담화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을 저격, “미국은 때 없이 주절거리며 우리를 건드리지 말았으면 한다. 우리를 건드리면 다친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겼다.

하지만 이번 대미 담화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내용이 아닌 담화문의 주체였다.

실명 없이 직위만 공개된 ‘신임 대미협상국장’은 그동안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 주요 매체에서 언급된 적이 없었던 직위다. 직위의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대미협상국장’은 미국과의 협상을 주된 임무를 맡는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실명이 공개되지 않아 ‘신임 대미협상국장’이 어떤 인물일지에 대한 궁금증은 커졌다. 대북 정책 주 부처인 통일부는 북측의 공식발표 전까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① 北 대미협상국, 신설된 조직…기존 ‘북미국’은?
 
북한의 대미협상국장은 신설된 직위다. 1일 외교·통일가에 따르면 당국도 이번 담화 발표를 통해 대미협상국장을 처음 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통일부 당국자는 “그런(대미협상국장) 직위는 공식 매체로 처음 접했다. 신설된 부서인 건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직제와의 관계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또 외무성에서 대미외교 업무를 담당하는 북미국과 별도의 조직인지, 아니면 북미국이 ‘대미협상국’으로 대체된 것인지도 불분명하다고 했다.

② 신임 대미협상국장 등장, 조철수 북미국장 해임?

일각에서는 신임 대미협상국장의 등장을 두고 조철수 북미국 국장이 해임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만약 대미협상국이 북미국의 대체 부서라면 신임 대미협상국장은 조 국장의 후임일 것이라는 추측에서다.

조 국장은 지난해 10월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으로 임명된 바 있다.

하지만 통일부는 북한 매체에서 조 국장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며 시간을 갖고 분석해 보겠다는 답변만 내놨다. 북한 관영 매체의 공식 발표 전까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③ 대미협상국장, 실명 미공개…이례적인가?

북한이 실명 공개 없이 ‘신임 대미협상국장’이라는 직위만 공개하면서 이를 둘러싼 갖가지 추측이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북한 고위급 인사들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담화를 발표한다. 하지만 이번엔 직위만 공개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통일부 당국자는 “과거에도 직함은 공개하며 실명을 밝히지 않은 사례가 종종 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실명 공개 여부에 담긴 의도 분석에 대해선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기존의 답변을 되풀이했다.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오니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P·연합뉴스]


④ 신임 대미협상국장, 언제 모습 드러낼까

베일에 싸인 신임 대미협상국장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면서 세간의 시선은 오는 10일 예고된 당 최고인민회의 제14기 3차 회의로 쏠릴 예정이다.

우리 측 국회에 해당하는 기구인 최고인민회의는 대외적으로 북측이 주권기관으로 내세우는 기구로, 예산·결산 및 입법 기능 등을 갖고 있다. 또 전국적으로 대의원 680여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신임 대미협상국장과 조직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⑤ 대미협상국, 신설한 北의 의도는?

지난해 2월 하노이 회담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북한은 올해 초 대미 외교라인을 대거 교체했다.

북미 협상의 총괄자였던 리용호 외무상을 해임하고, 리선권 전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을 신임 외무상으로 임명했다. 또 리용호의 ‘대부’격이었던 리수용 전 국제담당 부위원장도 모든 직책에서 해임됐다. 이 때문에 북한의 대미협상라인이 위축됐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대미협상국’은 북한이 새로운 대미 외교 실무라인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과의 협상이라는 특정목적을 가진 직책을 공개한 것은 현재는 물론 미래 미국과의 협상을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29일에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2차 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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