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여지책 사상 초유 온라인 개학...학부모는 여전히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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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현 기자
입력 2020-03-3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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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프라 늘린다지만 가정 통신환경 따라 심한 버퍼링에 걱정만 늘어

  • 고3, 수시 준비 부족ㆍ학생부 부실 걱정에 사교육으로 더 몰릴 수도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현실화했다. 코로나19의 지역 감염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학사 일정을 더 미룰 수 없는 정부가 궁여지책으로 온라인 개학을 추진한다.

교육 당국은 오는 4월 9일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한다. 대입 수능도 2주 연기했다.

교육부가 리얼미터와 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4월 6일 등교 개학 관련 인식을 조사한 결과 70% 이상의 응답자가 4월 6일 개학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등교 개학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게 학부모와 전문가들의 의견이지만, 개학을 무기한으로 미룰 수도 없다. 이미 23일까지의 휴업으로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일수를 최대한 줄였고, 수업 일수도 줄였다. 학부모들이 학습 공백을 우려하면서 학교 휴업이 무색하게 학원으로 몰리는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다.

◆온라인 개학 준비에 일선 학교 '분주'

온라인 개학이 확정되면서 일선 학교들도 분주해졌다. 1일부터 학교와 교사는 원격교육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소통체계를 구축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안내하는 등 원격수업 준비에 들어간다. 앞서 각 시도교육청은 관내 학교 중에서 원격수업 시범학교를 선정해 수업 중 문제를 파악하고 보완책을 마련 중이다.

개학 후 2일은 원격수업 적응 기간이다. 이 기간도 수업 일수에 포함된다. 온라인 개학식과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해 플랫폼 활용법을 익히도록 했다.

교육부는 학습관리시스템(LMS) 플랫폼과 EBS 온라인클래스 등의 인프라를 확충하고 필요할 경우 민간 차원에서 운영하는 쌍방향 화상 수업 앱을 활용하도록 안내했다. 교육부는 e학습터와 EBS 온라인 클래스 동시 접속 인원을 모두 커버할 수 있도록 이번 주 안으로 수용 능력을 300만명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중위 소득 50% 이하 저소득층 학생에겐 시도별로 스마트기기와 인터넷 지원 계획을 마련했다. 교육부가 파악하고 있는 중위 소득 50% 이하에 해당하는 학생 수는 29만명이다. 이 중 13만명은 스마트기기를 보급받고 인터넷 통신비도 지원받는다. 교육부는 전국의 학교를 대상으로 학생들의 스마트기기 보유 현황을 집계 중이며, 필요한 경우 학교나 교육청에서 보유한 기기를 대여할 계획이다.

장애 학생은 시·청각장애 학생을 위해 원격수업 자막, 수어, 점자 등을 제공한다. 발달장애 학생에겐 원격수업과 더불어 장애 유형에 따라 순회 교육 등을 지원한다. 다문화 학생이 소외되지 않도록 다국어 안내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여전히 불만이 많다. 이미 EBS 교육 등에서도 가정의 통신 환경에 따라 심한 버퍼링으로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많은 문제를 노출했다.

◆부실한 학생부·짧아진 방학… 혼란한 고3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온라인 원격수업에 대비해왔지만, 대규모 '교육 실험'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다.

고3 학부모와 학생들은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과 수능 연기로 혼란을 겪고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혼란을 겪기는 마찬가지지만, 대학 입시를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부모와 학생은 사상 초유의 사태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개학으로 교사와 직접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학생부에 기재하는 내용이 부실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쌍방향 실시간 수업을 하는 경우에만 교사가 실시간으로 관찰한 내용을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어, 온라인 수업 방식에 따라 학생부에도 '빈익빈 부익부'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각에선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 이미 학원은 정부의 권고에도 휴원율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이는 경영난을 우려하는 학원의 의지도 있지만, 학부모들이 학습 공백을 우려해 학원 개원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여름방학이 짧아져 수시 준비 기간이 부족해지고 학생부 기록이 부실해지면 불안감을 노린 사교육이 이를 파고들 수 있다.
 

교육부가 온라인 개학과 수능 2주 연기를 발표한 31일 원격수업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원격 교육을 위한 수업 영상을 녹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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