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조업재개 재촉했지만...수출업체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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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3-3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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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닝보 자동차 부품 공장 등 조업 재개 독려

  • 해외 주문량 급감... 물류비도 치솟아 수출업체 직격탄

  • 중국 지역봉쇄보다 해외코로나 확산이 더 큰 문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사실상 종결 국면에 들어선 중국은 이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현장 시찰까지 나서면서 조업 재개를 재촉하고 있지만, 수출업체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로 국경이 봉쇄되고, 그 충격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항공운임료는 급등하고, 물류통관이 지연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다. 

◇習, 저장성 조업재개 현황 점검…경제정상화 메시지

중국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지난 29일 산업중심지 중 하나인 저장(浙江)성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저장성 닝보(寧波)의 항구와 자동차 부품 공장들이 밀집한 산업단지를 방문해 항구와 공단의 조업재개 현황을 파악했다. 지난 10일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다녀간 뒤 진행한 첫 지방 시찰인 셈이다.

저장성은 시 주석이 당서기 등을 지냈던 권력 기반의 핵심 지역으로, 중국 주요 수출 창구이자 많은 기업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특히 이번에 방문한 저장성 닝보 촨산항구는 중국 동부의 무역 중심지이고, 산업단지는 중국 자동차부품 생산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방문이 중국 경제를 하루빨리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해석되는 이유다. 실제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생산 현장에서 조업재개를 위한 이들의 노력을 파악했다"며 "이번 저장성 방문은 중국이 산업생산과 사회활동을 재개하고 있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시 주석의 저장성 시찰을 중국 지도부의 경제회복 의지를 드러내는 중요한 메시지로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자오시쥔(趙錫軍) 중국 인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 주석의 닝보 방문에 대해 “닝보는 중국 수출 경제의 핵심지 중 하나이자, 국내외 기업들의 근거지”라며 “중국이 국내 감염의 통제를 거의 마친 뒤, 이제 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이어 그는 "중국이 계속에서 경제를 발전시키고 시장개방을 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각국 봉쇄령에 주문 급감, 물류 막히고 운송비 오르고... 수출업체 '시름' 

시 주석이 이처럼 조업 재개를 재촉하고 있지만 수출업체가 직면한 현실은 냉혹하다. 중국 각 지역의 봉쇄령이 속속 해제되고 있음에도 해외의 코로나19 확산이 이들에게 더 큰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중국 광둥(廣東)성 둥관에 소재한 이어폰 제조업체 자허전자는 지난 21일 공장 문을 완전히 닫기로 결정했다. 24일 같은 지역에 위치한 장난감 브랜드 판다완구도 폐업을 선언했다. 이들은 해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인데,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유럽 등 주문량이 급감하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3월 주문량은 '제로(0)'에 가깝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중국중소기업협회 저우더원(周德文) 부회장은 “저장, 둥관, 선전, 광저우, 푸산 등의 해외무역 관련 업체들은 앞으로 석달 이상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미 글로벌 코로나19 상황이 덜 심각했던 1~2월에도 이 지역의 무역 상황은 크게 악화했었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1~2월 광둥성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저장성의 수출입 총액도 10% 이상 하락했었다.

각국 봉쇄령 속 치솟는 물류비도 난제다. 이전에 유럽 항공 화물 운송비는 1㎏당 30위안(약 5200원)이었는데, 최근에는 1㎏당 55위안으로 늘었다. 운송시간도 3~4일에서 8~10일로 두배 늘었다. 물류 지연도 심각하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5일 항공운임비가 막 인상된 지 3일 만에 또 가격 인상 소식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운임비는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게다가 많은 돈을 들여서 해외로 화물을 운송했는데 현지의 이동제한 조치 등으로 제대로 배송이 안 돼서 다시 화물이 반품되는 경우도 있다. 항공편 결항 등으로 제품을 창고에 쌓아두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 관계자는 “운송을 하는 것도 버겁지만, 운송을 못하게 되는게 더 무섭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면 중국이 아무리 빠르게 조업 재개를 해도 경제적 타격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수출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20%다. 
 

29일 저장성 시찰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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