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中企,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희망백신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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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국 기자
입력 2020-03-2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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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지난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에 이어 사상 세 번째로 코로나19에 대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1만명이 넘는 사망자와 30만명 이상의 확진자를 발생시킨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췄고, 실물경제는 얼어붙었으며, 금융시장의 동시다발적인 충격 속에 총체적이고 복합적인 경제위기의 장기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코로나19가 면역력이 취약한 사람에게 보다 치명적으로 전파되었듯이,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는 언제나 상대적으로 영세하고 자금이 넉넉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은 피해를 보기 마련이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이 코로나19에 의한 경영상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입 중소기업은 절반가량이 해외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납품 차질과 영업활동 지장을 호소했으며, 국내 서비스업체 66.5%는 내방객과 매출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대미문의 위기를 맞아 정부 역시 중소기업을 위한 대책 마련에 서두르고 있다. 이미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총 20조원 규모의 업종별·분야별 긴급 지원 패키지를 시행하였고, 국회를 통해 11조7000억원의 추경을 통과시켰다.

경제 중앙대책본부 역할을 수행할 대통령 주재의 ‘비상경제회의’를 가동하고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등을 골자로 하는 50조원의 메가톤급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까지 발표하며 현장의 요구에 발맞춘 정책들을 지속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중소기업도 이제는 단순히 정부의 도움만 받는 지원대상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주체로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희망 백신의 역할을 하려 한다.

360만 중소기업의 권익을 대변하는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2월 23일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가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됨에 따라 기존에 운영 중이던 ‘중소기업 코로나19 대응반’을 ‘대책본부’로 격상시켰으며, ‘약자가 약자를 보호한다’는 정신으로 범 중소기업계가 함께하는 ‘착한 임대인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공제인 노란우산은 대출이자를 지난달부터 0.5% 포인트(연 3.4→2.9%) 인하하고 부금 납부를 6개월까지 유예했으며, 중소기업공제사업기금 역시 부금 납부의 최대 6개월 유예와 대출상환만기를 1년 연장해 운영하고 있다.

수입 원부자재 단가를 낮추기 위한 ‘원부자재 공동구매 지원제도’와 국내외 전시회 취소에 따른 비용지원을 비롯해 보건용품 제조 중소기업에 대한 ‘스마트공장 우선 구축’ 등 추가적인 지원제도도 신속하게 추진 중이다.

지난주부터는 전국 6개 지역을 돌며 코로나19로 인한 지역의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중소기업 현장의 애로 해소를 위한 ‘전국순회 간담회’도 실시하고 있으며, 간담회에서 나온 건의사항들을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부처에 전달하여 현장밀착형 정책수립의 시금석을 마련코자 한다.

예기치 않은 바이러스로부터 촉발된 지금의 위기는 분명 과거에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차원의 어려움이다. 백신이 개발되기 전에는 누구도 언제 끝날지 장담할 수 없는 길고 긴 싸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일으켰던 한강의 기적도,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견뎌냈던 IMF 외환위기도, 지금까지 세계 모범사례로 남아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선제적 극복도 모두 그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위기였으며, 서로가 똘똘 뭉쳐 써내려온 기적의 역사였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 중소기업도 책임과 역할을 다하며 힘을 보태왔다.

수많은 위기를 누구보다 훌륭하게 극복해온 경험과 저력을 가지고 있기에 코로나19도 우리는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대화재 이후 제국을 세울 수 있었던 로마처럼, 흑사병이 끝난 후 르네상스가 열렸던 중세유럽처럼 코로나19의 슬기로운 극복을 통해 대한민국의 저력을 확인하고 우리 경제 재도약의 발판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

김기문 회장[사진=중소기업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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