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리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늘고 있다. = 3월 초, 메트로 마닐라 마카티시 (사진=NNA)]
필리핀 정부는 필리핀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과 관련해, 메트로 마닐라 봉쇄를 검토하고 있다. 국가경찰 및 국군, 지자체가 합동으로 봉쇄를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내 감염자 증가가 이어지고 있는데 대해 정부는 경계를 강화하고 있으나, 현 시점에 봉쇄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봉쇄조치가 취해진다고 하더라도 일부 지역에 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복수의 현지 매체에 의하면, 에두아르도 아뇨 내무자치부 장관은 10일, 수도권 협의회에서 "봉쇄준비가 끝났다"면서도, "지역사회 감염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해, 봉쇄 시기는 아직 미정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가령 봉쇄가 실행된다고 해도 바이러스 잠복기인 14일간에 한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메트로 마닐라 개발청(MMDA) 호세 가르시아 제네럴 매니저는 내무자치부 장관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패닉을 일으키자는 것은 아니지만,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시스코 두케 보건부 장관은 10일, 의회 공청회에서 "가령 메트로 마닐라를 봉쇄한다고 해도 일부 지역에 한정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실제 봉쇄조치가 실행되면, 쌀 등 생필품 공급망이 차단될 우려가 있다고 한다.
메트로 마닐라 봉쇄안은 사르세다 하원의원이 감염확산 방지대책으로 제안했다. 이에 대해 두테르테 대통령은 9일 밤, "(메트로 마닐라의)감염 확산은 봉쇄할 수준에 이르지 않았다. 시기상조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앞서 보건부는 필리핀 내에 감염 확산에 따라 공중위생상 경보를 5단계 중 위에서 두 번째인 '레드 서브레벨1'으로 상향했다. 필리핀인에 대한 감염 및 해외출국 이력이 없는, 감염경로가 명확하지 않은 환자가 발생하는 '시중감염'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강제적인 도시 봉쇄를 하기 위해서는 경보를 최고 레벨인 '레드 서브레벨2'로 상향해야만 한다. 감염경로가 보다 복잡해져 추적이 어려워지고, 시중감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휴교 및 기업체 업무정지도 해야만 한다.
고 상원의원은 "(도시 봉쇄에 대해) 대통령과 협의했다. 경보 레벨이 최고가 아닌 상태에서는 정부가 강제적으로 봉쇄조치를 취할 수 없다. 개별 사정에 따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예방적 조치로 10~14일에 메트로 마닐라의 학교를 휴교하도록 지시했다. 대통령실은 10일, 상업시설 및 영화관에 대해 학생입장을 거부하도록 요청했다.
한편 노그라레스 대통령실 장관에 의하면 정부는 감염확산 방지의 일환으로 공무원의 근무체제를 주 4일로 줄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민간기업에 대해서는 먼저 노동고용부가 근무시간 단축 및 근로장소의 변경, 강제적인 유급휴가 등 유연근무체제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필리핀 경제구역청(PEZA)도 등록기업 종업원에 대해 재택근무를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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