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르포] ③'영원한 텃밭은 없다'…고양 민심 집값에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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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욱 기자
입력 2020-03-1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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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 시민 "누가되든 일단 바꿔봤으면 좋겠다"

  • '현 국회의원 재지지 의향 있나'…40.8% "없다"

  • 집값 답보 상태·창릉 신도시 등에 민심 흔들려

여당의 믿음직한 텃밭이던 고양의 민심이 집값 저하·불리한 부동산 정책 등의 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당초 고양은 은평구·서대문구·강서구 등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높은 강북 주민들이 많이 이주하면서 형성된 민주당 텃밭이었다.

지난 11일 고양시 서구 주엽동 문화공원에서 만난 김모씨(남·68세)는 "정권이 빨리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누가되든 일단 바꿔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자신을 고양 신도시 최초 입주자라고 소개한 김씨는 고양에서 30년 가까이 살았다고 설명했다.

여론조사시관 '조원씨앤아이(C&I)'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해 6월 7~9일 고양시민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같은 달 1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확인됐다. 

'현재 지역구 국회의원을 4·15 총선에서 재지지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40.8%가 '재지지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신뢰수준 95%·표본오차 ±4.4%·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반면 '재지지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1.4%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의 박빙의 결과를 내놓았다. 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고양시민들의 민심이 떠나갈 조짐을 지난해부터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김현미 민주당 후보가 김영선 새누리당 후보를 1만7000표 차이, 약 13%라는 큰 격차로 이긴 것을 고려할 때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에 뼈아픈 소식이다. 앞선 여론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듯 현재 지역구 후보 재지지에 대한 긍정적 의향과 부정적 의향이 접전을 이루고 있어 민주당이 고양 지역구에서 승리를 낙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아울러 같은 조사에서 '현재 기초단체장이 잘 못 하는 분야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응답자 23.4%가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꼽았으며 14.8%가 '생활환경 개선'을 꼽았다.

이는 일산이 서울의 거대 베드타운에 전락한 상황과 고양시 부동산 가격 하락 등에 따른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고양은 분당과 자주 비교된다. 고양시 일산 신도시와 성남시 분당 신도시는 수도권 1기 신도시로 함께 시작했기 때문이다. 출발선은 동일했지만 현재는 한마디로 '천양지차'다.

두 신도시는 1990년 32평형 기준 약 5800만 원이라는 같은 가격으로 분양을 시작했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현재 일산신도시 아파트 가격은 분당신도시 아파트의 절반 수준이다. 고양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또한 2012년 삼송·지축·향동·원흥 4개 지구에 새 아파트들이 공급되면서 고양시 집값에 악재가 발생했다. 이 4개 지구는 일산의 절반 규모로 서울에서 고양으로 가는 길목을 차지하고 있다.

이 와중에 고양 부동산 시장은 창릉 3기 신도시라는 새로운 악재를 맞이하게 됐다. 창릉과 삼송 등을 합치면 일산 신도시보다 조금 더 큰 신도시가 고양에서 서울로 가는 길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창릉 신도시 개발계획 철회'를 공약으로 내건 김현아 미래통합당 후보와 이에 대항해 민주당 텃밭을 지켜야 하는 임무를 받은 이용우 민주당 후보 간의 대결에서 승자는 누가 될지 주목된다.

 

4·15 총선 수도권 격전지 중 한 곳인 경기 고양정 민주당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왼쪽)와 통합당 김현아 의원이 격돌한다. 고양정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역구로 신도시 개발 등 부동산 이슈에 민감한 곳으로 격전이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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