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ABC행정] (上) 심리방역 방해하는 가짜뉴스, AI로 걸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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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입력 2020-03-1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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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포심·환멸 조장 가짜뉴스, 사회적 방역 저해

  • '강 AI' 개발ㆍ블록체인 활용 중간조작 낮춰야

  • ‘내편’ 아닌 뉴스도 읽게 하는 서비스 병행돼야

청와대는 누리집에 ‘마스크를 둘러싼 오해’라는 제목으로 김상조 정책실장의 설명을 게시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데일리동방]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 두 달이 되어간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Block Chain), 클라우드(Cloud) 등이 재난 극복의 바탕에 자리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에 두 차례에 걸쳐 가짜뉴스 확산 대응 연구의 필요성, 인공지능을 통한 물자 수급 효율화 가능성 등을 전문가 목소리로 짚어봤다.<편집자주>

정부는 11일 0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242명 늘어난 7755명이라고 발표했다. 지난달 25일 이후 신규 확진자가 2주만에 100명대로 줄었다가 다시 200명대로 늘었다. 사망자는 이날까지 61명이다.

그간 한국 정부는 차량 운전자 대상 ‘드라이브 스루’ 검사와 선별진료소 설치 등 적극적인 방역 조치로 모범 사례를 만들어왔다. 민관 협력에 따른 코로나19 진단키트 도입과 백신 개발도 이어갔다.

한국의 방역 조치 모범사례는 해외로 퍼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소재 워싱턴대 의료센터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최초 드라이브 스루 코로나19 검사 시설을 열었다. 패스트푸드 주문 방식에서 착안한 검사법이 효율적이고 사람 간 전염 가능성도 낮춘다는 평가다.

◆확증편향 토대로 자라는 가짜뉴스

반면 사회적 방역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가 ‘확증편향‘을 만들어온 상황에서 가짜뉴스 생산과 유포가 도를 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청와대는 9일 소셜미디어로 유포중인 가짜뉴스를 거론하며 정부의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우선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공적 마스크유통업체 ‘지오영’의 대표가 동문이라는 소문이 가짜라고 밝혔다. 김 여사는 숙명여고, 업체 대표는 숙명여대를 나왔는데 ‘숙명‘이란 이름을 엮은 허위정보라는 설명이다.

모 홈쇼핑 대표이사가 문 대통령 선거캠프 출신이고 지오영 대표와 부부라는 소문, 김 여사가 지난달 18일 방문한 전통시장에서 일본산 마스크를 썼다는 소문도 가짜뉴스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언론사 보도를 빙자한 가짜뉴스가 속보 형태로 퍼지는 점도 허위정보의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

정부의 극단적인 대응 사례는 싱가포르에서 찾을 수 있다. 싱가포르 의회는 지난해 10월 ‘온라인상의 거짓과 조작으로부터의 보호법(일명 가짜뉴스법)‘을 통과시켰다. 싱가포르 장관들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IT(정보기술) 업체에 정부가 거짓으로 판단한 기사 삭제를 명령하거나 정정기사를 나란히 실으라고 요구할수 있다. 허위 사실 유포 계정 봉쇄도 지시할 수 있다. 이에 따르지 않는 IT 업체는 최대 100만 싱가포르달러(약 8억7000만원)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개인이 악의적으로 거짓 정보를 퍼뜨리면 최장 징역 10년이나 최대 10만 싱가포르 러(약 8700만원)에 처해진다.

◆지속적 연구 지원·시장 활성화 요원

이 같은 조치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어 국내 실현 가능성이 낮다. 학계에서는 가짜뉴스 선별 시장 활성화가 거론된다. 싱가포르 수준은 아니더라도 관련 법 제정과 연구 지원이 사회적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강장묵 글로벌사이버대 AI융합학과 교수는 “제목과 내용이 상반되는 낚시성 기사부터 걸러내는 소프트웨어시장이 언론사와 플랫폼에서 활성화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강 교수는 AI를 활용한 가짜뉴스 선별 전문가다. 그는 2017년 정부가 가짜뉴스 찾기를 주제로 연 ‘AI R&D 챌린지’에서 2위인 장관상을 받았다. 이듬해 평가에서는 1등을 차지해 국책연구를 이끌었다.

실시간으로 범람하는 가짜뉴스를 선별하려면 다양한 유형이 클라우드에 지속 저장돼야 한다. AI가 해당 데이터 학습을 거듭해 가짜뉴스 대응 속도를 높여가는 체계가 요원하다는 설명이다.

음성적이고 기하급수적으로 퍼지는 가짜뉴스를 사람이 전부 바로잡기 어렵다는 점을 볼 때 국가 차원의 연구 지원이 계속돼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일관성 없고 허위정보가 포함된 뉴스를 거르는 ‘약 AI‘ 단계를 넘어 인간 기자 수준의 팩트체크를 하려면 ‘강 AI’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시간에 강 AI를 개발하기는 어렵다. AI가 인정받는 수준은 정의에 대한 관념과 미디어 리터러시(읽고 쓰는 능력)다. 이런 날이 언제 올 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기사에 블록체인을 도입해 ‘중간 조작’ 가능성을 낮추는 방법도 거론된다. 분산장부 체계인 블록체인은 같은 정보를 나눠 가진 사용자들 사이에 실시간 교차검증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진영논리에 따른 확증편향을 줄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강 교수는 “내가 읽은 논조와 반대 되는 기사를 연결·추천하는 사용자 환경(UI)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짜뉴스는 처음엔 일부 틀린 사실을 넣었다가 점점 강도를 높여간다. 한쪽 논리에 치중된 사람이 이런 식의 가짜뉴스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따라서 같은 진영 논리로 쓰인 기사만 추천하는 서비스는 무조건적인 비난이나 옹호 논리를 강화해 AI의 실패 사례가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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