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작년 실적 쇼크에 CEO대거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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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0-03-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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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손보·농협손보·MG손보·현대해상 등

  • 책임론 제기·분위기 쇄신 차원 잇따라 추진

손해보험업계가 잇따라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 쇼크를 경험한 손보업계가 CEO의 책임과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수장 교체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농협손해보험을 시작으로 한화손보·현대해상·MG손보가 CEO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손보는 오는 19일 주주총회에서 강성수 사업총괄 부사장을 CEO로 선임할 예정이다. 강 내정자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한화증권·한화건설·㈜한화 등을 거쳤다. 201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한화 지주경영부문 재무담당 부사장을 지낸 후 올해 초 한화손해보험 사업총괄 부사장으로 지냈다.

임기가 만료되는 박윤식 사장은 MG손보 CEO로 내정됐다. MG손보는 오는 18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대주주 변경승인을 거친 뒤,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박 사장을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박 사장은 PWC코리아, 캡제미니언스트영 컨설팅을 거쳐 동부화재 부사장을 역임했다. 한화손해보험에선 2013년 6월 대표직에 오른 뒤 최초의 3연임 CEO로 고공실적을 이끌었다. 한화손보 취임 첫해 41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휴대폰보험 재보험 거래사인 베스트리의 재보험 미지급 사태를 마무리한 뒤 실적을 개선했다.

현대해상은 오는 20일 주주총회에서 조용일 총괄 사장과 이성재 총괄 부사장을 각자 대표로 선임한다.

조 사장은 1958년생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1984년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이후 1988년 계열사인 현대해상으로 자리를 옮긴 뒤 현대해상 법인영업지원부장, 일반보험업무본부 전무, 기업보험부문장 전무 및 부사장, 업무최고책임자(COO)를 역임했다. 조 사장은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 영업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통해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성재 부사장은 1960년생으로 서울고와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현대해상 해상업무부장과 SOC공기업부장, 기업영업담당 상무, 경영기획본부장, 해외사업본부장을 거쳐 현대C&R 대표이사를 지냈다. 2018년 현대해상 기업보험부문장으로 복귀한 후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07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온 손보업계 최장수 CEO인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은 용퇴한다.

이에 앞서 농협손보는 지난해 12월 최창수 대표를 선임했다. 전임 대표인 오병관 전 대표는 농협은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손보업계가 잇따라 수장을 교체하고 있는 데는 지난해 실적 악화에 따른 책임론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흥국화재 등 8개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7573억원으로 전년(2조7024억원)보다 9451억원(35.0%) 급감했다.

특히, 수장을 교체하는 한화손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도보다 무려 1500억원이 감소하면서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의 당기순이익도 전년(3590억원) 대비 30.2% 급감한 2504억원에 그쳤다. 3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MG손보의 경우 금융당국의 자본확충 요구와 최근 운용사(GP) 교체에 따른 경영 정상화가 필요하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전체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업계 전체의 지난해 실적이 전년 대비 20% 이상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론 대두와 함께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CEO 교체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CEO 교체만으로는 국내 손보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악화되고 있는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 개선 등 적극적인 대안을 마련하려는 업권 전체의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실적 악화를 겪은 손해보험업계가 잇따라 CEO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조용일(왼쪽부터)·이성재 현대해상 대표이사 내정자,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사진=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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