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가 온다. 돈 풀어라"…'코로나 리세션' 부양책 요구 잇따라

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입력 : 2020-03-03 15:21
"수요와 공급 동시에 얼어붙는 낯선 침체에 대비해야 " OECD "각국 경제적 피해 막기 위한 지원 서둘러야" 연준 50bp인하 유력… ECB·일본 "부양준비 돼 있다"
코로나 리세션(recession) 공포가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팬데믹(대유행)이 가시화하면서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얼어붙는 전대미문의 경기침체가 시작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일(이하 현지시간) 코로나19발 글로벌 위기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가능한 한 빨리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조처에 나설 것을 호소했다.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경제 주체들에 대한 지원 시기를 놓칠 경우 보건위기를 넘어서는 금융위기가 밀어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본 적 없는 경기침체"…OECD "세계경제성장률 1.5%까지 추락 가능"

지난 1월부터 시장에서는 코로나19발 경기침체 경고가 쏟아졌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자 글로벌 생산 체인의 중심인 중국이 멈춰선 탓이다. 전염병 확산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후베이성의 우한을 비롯한 도시 곳곳을 폐쇄하면서 경제 활동은 빠르게 위축됐다. 중국 기업들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의 주가하락과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줄을 이었다.

무역긴장 완화로 반등을 준비하고 있던 글로벌 경제는 일순간에 하락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다. 시장에서 글로벌 경기 하락은 기정사실화 됐다. 이제 관심은 대처 방안에 쏠린다. 

문제는 코로나19 경기침체가 이전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경제전문지 마켓인사이더는 2일(이하 현지시간) "경제학자들은 이번의 침체가 이전에 봤던 침체들과는 다른 모습일 것이라고 지적했다"면서 "과거에는 대부분이 소비 부진에서 촉발된 침체가 생산 위축을 불러왔지만, 이번에는 소비와 생산이 동시에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28일 보고서에서 "여행, 관광, 오프라인 유통 등에서 소비는 급격히 위축될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생산의 연쇄적 위축은 세계 경제에 훨씬 더 타격을 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미 지난 2월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이미 35.7까지 하락하면서 2004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이처럼 제조업의 회복이 난망할 경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의 칼럼니스트 라이언 아벤트는 지난 25일 뉴스레터를 통해 "연준이 소비 진작을 위해 금리를 내린다고 하더라도 재고가 부족할 경우 경기 회복은 쉽지 않다"면서 "돈을 계속 찍어 소비자에게 주더라도 문을 연 상점이 없으면 무슨 소용인가"라고 지적했다. 

위기감이 커지면서 OECD는 3일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햐향 조정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 2.9%보다 0.5%P 낮아진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코로나19의 중국 내 확산이 1분기에 정점을 찍고, 다른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통제되는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다. 때문에 지금처럼 전세계 확산이 가속화한다면 세계경제성장률은 1.5%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OECD는 상황 악화에 맞서 중앙은행들이 주요 20개국(G20) 국가들의 전체 경제 생산량의 0.5%에 맞먹는 재정 완화 및 부양책을 실시하면 2년 이내에 1.2% 추가 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런스 분 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G20 공동의 보건 및 재정, 통화정책 대응은 강력한 신뢰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각국 대응의 효과를 크게 높일 것"이라면서 "각국 정부가 보건·의료 분야는 물론 수요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서둘러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각국 중앙은행은 만약의 상황에서는 추가적 통화완화 및 유동성 확대 정책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야 하며, 정부는 사회부담금 완화, 부가가치세(VAT) 과세 유예, 여행업계 등 타격 업종에 대한 긴급 대출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연합뉴스]


◆ECB "행동에 나설 준비 돼 있어"···연준의 50bp 기준금리인하 주목 

각국의 정부와 중앙은행은 속속 대응책을 발표하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RBA)이 3일 경기둔화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종전 0.75%에서 0.50%로 인하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역대 최저수준이다. 

앞서 호주 중앙은행은 지난해 6월과 7월, 10월에도 기준금리를 내린 바 있다. 필립 로우 RBA 총재는"호주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추가로 통화 정책을 완화할 준비도 돼 있다"고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있다고 밝힌 데 이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역시 3일 코로나19의 경제 피해에 따라 추가적 재정 부양에 나설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움직임이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잇따라 연준이 이달 50bp의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RBC캐피털마켓츠는 "연준이 위험자산 회피 흐름에 대응해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3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 역시 같은날 연준이 이달 3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나 혹은 그 이전에 금리를 50bp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금리가 제로 하한선에 도달할 가능성이 지난주 33%에서 현재 50%로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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