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인어] 궤변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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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준 논설고문
입력 2020-03-0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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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변(詭辯)은 얼핏 들으면 그럴듯하지만 따져보면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다. 진리인지 아닌지는 놔두고, 말다툼에서 이기려고 억지로 하는 말이다. 세상이 혼란스럽던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공손룡(公孫龍)은 “백마(白馬)는 말(馬)이 아니다”라고 했다. ‘희다(白)’는 말과 '말(馬)'이라는 말이 결합되면 더 이상 말이라는 동물과는 상관없는 말이 된다는 것이었다. 서양에서도 그리스에 소피스트(Sophist)라는 궤변가들이 있었다. 제논(Zenon)은 “토끼가 아무리 빠르더라도 앞선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했다. 토끼가 일정 거리를 뛰는 동안 느린 거북이도 조금씩은 앞으로 가기 때문이라는 거였다. 궤변은 현실 앞에서 무너진다. 백마는 실존하며, 토끼는 간단히 거북을 앞지른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방역에 중국인 입국 금지가 실효적이 아니라고 대통령, 외교 장관, 보건복지 장관은 주장한다. 그러나 확진자 숫자 세계 2~5위인 한국, 일본, 이란, 이탈리아는 모두 중국인 입국 금지를 실시하지 않은 나라들로 밝혀졌다. 궤변은 현실 앞에서 무너진다. <박승준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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