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만 칼럼] 외국도 칭찬하는 '코로나 대응' ..비난 대신 격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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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입력 2020-02-2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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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필자의 강의 과목 중에 ‘글로벌 이슈’는 6년 전에 개설된 강좌로 수강생은 중국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일본과 동남아 국가 학생들도 수강을 하는 이 강좌는 전염병, 핵무기, 전쟁, 평화, 인권, 인구증가, 생태환경, 지구온난화, 무능한 지도자, 가짜뉴스의 폐해 등 인류가 직면한 여러가지 난제를 허심탄회하게 토론, 소박하지만 긍정적인 해법도 도출하는 즐거움이 있다.  

작년 12월 중국 우한(武汉)에서 발생한 전염병 문제는이미 예견된 수많은 전지구적 문제 중에 하나일 뿐이다.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전염병은 중국이나 한국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다. 호주 퀸즈랜드대의 바이러스학 이안 맥케이 교수는 24일 블룸버그 통신 기고문에서 ‘중국 후베이성(湖北省)만 잘 통제되면 잠잠할 것 같았던 이 병의 중국 밖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 발견되지 않은 환자가 많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사태의 진원지인 중국 외에 ‘글로벌 팬데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하버드대 마크 리프시치 역학교수의  ‘2021년에는 전세계 40~70%가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국제적 공조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번 코로나19는 한국을 비롯한 일본, 이탈리아, 이란, 싱가포르, 홍콩 등 39개 국가로 전파 되면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기타 국가들도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팬데믹 현상이 점점 더 가중될 가능성이 있기에 단순히 중국이나 한국이나 일본만이 자체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세계는  아시아 3국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국제적 공조를 통해 하루속히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한국의 방역시스템은 아주 우수하기 때문에 전염병 퇴치를 위해 국민들은 정부와 방역 종사자들을 신뢰하고 적극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지 메이슨대학 앤드레이 아브라하미안 교수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확진자가 부분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한국이 높은 진단능력, 자유로운 언론환경, 민주적인 책임 시스템 등 동북아지역에서 한국과 같은 이러한 조건을 모두 갖춘 나라는 드물다"고 언급하면서, 역설적으로 한국의 확진자수 증가는 한국의 국가 시스템이 잘 작동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평가를 했다. 스콧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 국장 역시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 보건 당국의 코로나19 검사과정과 정보공개는 매우 상세하다’고 말하면서 한국의 투명한 정보 공개 상황을 높게 평가한 바 있다. 한국만큼 위기에 처해서 문제해결을 위해 정직한 통계치를 제시하고, 정보 소통을 중시하며, 지도자와 국민들이 일심동체가 되는 나라도 흔치는 않다. 제2의 외환위기라 생각하고 각자 자기의 위치에서 자기 본연의 의무와 역할을 충실히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중국 정부와 인민들도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코로나 바이러스 퇴치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높이 평가해주고, 응원해주고, 이해해주고, 협력해주는 것이 진정한 이웃의 자세일 것이다. 우리의 입장에서도 중국 내에서 한국에 대해 일부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 서운하겠지만 크게 노여워할 필요도 없다.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한.중 일부 언론매체들의 호도된 이전투구로 생각하면 된다. 대다수의 중국 친구들은 진정으로 한국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마음 아파하며 양국 관계와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한국은 사스, 메르스, 이번 코로나를 거치며 우리의 감염병 관리대응 체계를 발전시켜 왔다. 우리는 이번 사태와 관련 비난의 표적이 된 신천지교회마저도 학습효과로 축적하여 반면교사로 삼아 다음 위기에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우수한 민족이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를 비난하고 조롱하는 세력들에 보란 듯이 한국의 우수한 전염병 대처 역량을 증명하고 인류의 소프트 파워 자산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정성스럽게 국민들에게 브리핑해 주시는 질병관리본부장님의 부르트고 갈라진 입술을 보면서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또 위험에 노출된 채 밤낮으로 자신을 희생하며 일하시는 의료진과 지자체장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보면서 한민족의 저력과 희망을 느낄 수 있다. 일을 하고자 하면 좋은 방법이 생각나고(想做好事总有方法), 일을 하지 않으려면 이유가 많다. (想做不好事总有理由). 문제가 표출되었으니 이제 이유대지 말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잠시 비난은 삼가고 초당적으로 그리고 온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서로서로를 격려하고 보듬으면서 전진해야 한다. 이번 전시에 준하는 난국을 헤쳐나간 후 시시비비를 논해도 늦지 않는다. 일부 부적절한 선동을 통해 이익 추구를 하거나 내부 갈등을 조장하는 세력들을 경계하며, 특히 이번 국가 위기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다가오는 4월 총선에서 반드시 잘잘못을 가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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