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기대했는데”…멀어지는 반도체·배터리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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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20-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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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기 메모리 주요 수요처인 모바일 제품 수요 부진 전망

  • 중국 내 전기차 생산 멈추면서 배터리 가격 하락

2018년1월~2019년12월 월별 반도체 수출현황.[자료=통계청]


국내 경제를 떠받치던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이 불가피하다. 세계 반도체와 전기차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26일 시장조사기관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DDR4 8Gb 기준) 1개당 현물 가격은 이날 3.34달러를 기록했다. D램 1개당 현물가격은 이달 4일 올 들어 최고치인 3.48달러를 기록한 이후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 수요 감소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전자 업계 등에서는 메모리반도체 업황 회복 시점을 올해 상반기로 예측했다. 낸드플래시의 재고 정상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고, D램 업황 개선 신호가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모리 주요 수요처인 모바일 제품 수요 부진 등 영향으로 반등 시기는 좀 더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더보드와 그래픽 카드 등 PC향 수요 또한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내 스마트폰 부품 등 ICT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들은 정상 가동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 애플 등 국내외 업체들은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장들은 춘제 이후에 서서히 가동률이 올라가고 있으며, 3월 말께나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 S20 울트라’도 중국 부품사로부터 공급을 제때 받지 못해 인도가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고, 북미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견조해서 2분기부터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넷플릭스, 유튜브, 디즈니플러스 등 업체가 서비스 확대를 위해 서버를 경쟁적으로 증설하는 상황이다. 5G 스마트폰 출시로 5G용 서버 구축 수요도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 수요 둔화로 스마트폰용 반도체 수요 둔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도 코로나19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이 급감하면서 배터리 공급 과잉 상태가 빚어졌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내 전기차 생산이 멈추면서 배터리 가격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배터리 업계는 당분간 수익성보다는 생산능력 확충과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LG화학은 현재 7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연내 100GWh까지 증가한다는 목표다. 단기적으로는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에 이은 글로벌 배터리 공급 3위를 지키고, 장기적으로는 1위를 탈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LG화학은 GM과 손잡고 총 2조7000억원을 들여 합작 배터리 법인(가칭 기가파워) 건립을 준비 중이다. 미국과 유럽 완성차 업계 수주가 이어지면서 전세계 공장을 단계적으로 확장 중이다. 지난 25일에는 미국 전기차 업체 루시드 모터스 수주를 따냈다.

삼성SDI는 유럽 전기차(EV) 배터리 증설 투자를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삼성SDI는 올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전년 대비 70% 이상 키운다는 방침이다. 전체 투자는 2030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마무리할 전망이다.

사실상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는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한국경제의 ‘믿을맨’이다. 여기까지 피해가 커진다면 한국경제 전체가 코로나를 앓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주식시장에서도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의존도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날 기준 국내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우선주 등 반도체 3사와 LG화학, 삼성SDI 등 전기차 배터리 관련 회사의 시가총액 비중은 전체 시장의 35%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달 20일(30%) 대비 약 5%p나 증가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 있는 국내 제조업 공장은 대부분 중국 현지에서 중간재를 조달하는데 사태 확산으로 피해가 크다”며 “국내 산업의 기둥인 반도체도 사태가 장기화되면 재료 수급을 확신할 수 없다. 3월이 시작되기 전에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 2분기도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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