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코로나19로 난리인데 택시 기사 2만명이 모인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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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0-02-2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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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난리인데 택시 업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여론을 개의치 않는 이들의 행동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21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업계 4개 단체가 오는 25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규모 총궐기대회를 개최한다.

4개 단체는 1심 법원의 타다 서비스 무죄 판결에 항의하고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속칭 타다 금지법)의 2월 국회 통과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들의 집회를 바라보는 이용자들의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대규모 행사를 사전에 취소하고 있는데, 택시 업계는 이에 동참하지 않고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좋은 환경을 만들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4개 단체가 집회를 강행할 경우 소속된 전국의 택시 기사들이 운행을 중단하고 국회 앞에 모일 예정이다. 과거 유사 집회 참여 인원을 감안하면 못해도 1만~2만명의 대규모 인원이 운집하게 된다. 한창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수(약 9000명)보다 2배 이상 많다. 혹시라도 코로나19 감염자가 집회에 참석해서 바이러스를 전파하면 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감히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택시 업계는 왜 여론이 택시 대신 타다를 지지하고 있는지 모른다.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자 타다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코자 △차량 정기 세차 후 소독제로 2차 세차 △차량 내 손 소독제 비치 △드라이버 운행 전 손 세정 의무화 △운행 전 드라이버 발열 여부 체크 △드라이버 마스크 의무 착용 등의 예방 정책을 실시했다.

반면 택시 업계는 무엇을 했는가? 차량 소독, 손 소독제 구비, 마스크 착용 등을 모두 택시 업체와 기사의 자율에 맡겼다. 여전히 많은 택시가 코로나19 예방 조치 없이 운행되고 있다. 사소하지만 큰 차이다.

집단 행동으로 정부를 압박해서 잠깐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처럼 계속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면 결국 이용자와 시장은 택시보다 우수한 서비스를 찾을 수밖에 없다.

지금 4개 단체가 해야 하는 것은 대규모 집회 같은 게 아니다. 타다가 어떻게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배워야 한다.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정부와 민간의 코로나19 방역 대책에 참가해야 한다. 운행되는 모든 택시가 코로나19 방역 대책에 참가하도록 관련 지침을 즉시 내려야 한다.

고객의 목소리를 외면한 서비스의 말로는 하나뿐이다. 택시 업계가 부디 현명한 결단을 내리길 기대한다.

[사진=강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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