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우리가 시스템반도체 1등 첫 단추 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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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0-02-2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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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EUV전용 반도체 생산라인 화성공장 방문...임직원 격려

"지난해 우리는 이 자리에 시스템반도체 세계 1등의 비전을 심었고, 오늘은 긴 여정의 첫 단추를 꿰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일 경기 화성사업장 내 V1 라인을 찾아 이같이 강조했다. V1 라인은 삼성전자 최초의 극자외선(EUV) 전용 라인이다. 이달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7나노미터(㎚) 이하 반도체 생산에 돌입했다.

EUV는 반도체 노광(웨이퍼에 회로를 그려 넣는 작업) 공정에 사용되는 전자기파다. 파장의 길이가 13.5나노로, 기존 공정기술에 활용된 불화아르곤(ArF) 광원의 14분의1에 불과하다. 회로를 더욱 세밀하게 그림으로써 반도체 칩을 더욱 작게 만들 수 있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 초미세공정의 핵심 기술로 불리는 이유다.

이날 이 부회장은 생산라인을 직접 살펴보는 한편 "이곳에서 만드는 작은 반도체에 인류사회 공헌이라는 꿈이 담길 수 있도록 도전을 멈추지 말자"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퀄컴으로부터 수주한 5세대 이동통신(5G) 모뎀칩 생산 계약과 관련해 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한편 시스템반도체 육성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경기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퀄컴 '스냅드래곤 X60' 모뎀칩 일부 물량을 생산할 예정이다. 최신 반도체 제조공정인 5나노 공정을 적용해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 측은 1분기 중 X60 모뎀칩의 샘플을 고객사들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수주는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시스템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하는 한편 1만5000명을 채용하는 등 생태계 육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시스템반도체의 쓰임새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5G는 물론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량 등 다양한 미래 산업에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존 주력 사업이던 메모리 반도체를 대신할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IBM과 엔비디아, AMD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7.8%로 세계 2위다. 대만 TSMC가 52.7%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EUV 공정에서 TSMC보다 한 발 앞서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추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18년 7나노를 양산한 데 이어 올해는 5나노, 내년에는 3나노 양산이 목표다.

실제로 이 부회장 역시 새해 첫 경영 행보로 화성사업장 내 반도체연구소를 택했다. 이 부회장은 3나노 공정 기술에 대해 보고를 받고, 사장단과 함께 차세대 반도체 전략을 논의하기도 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가 되겠다는 비전을 다시 한번 임직원과 공유하며 목표달성 의지를 다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 경기 화성사업장 V1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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