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뜨거운 감자 '노조추천이사제'] 기업은행 노사 '동상이몽'...갈등 재점화하나

서대웅 기자입력 : 2020-02-17 08:11
노조, 내년 2~3월 도입 목표로 정관 개정 추진 기업銀 "추진뿐…내년 초 도입 못 박은 바 없어"
노동조합이 추천한 인사를 사외이사로 두는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놓고 IBK기업은행 노사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내년 2~3월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자리에 노조가 추천한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방침인 반면, 사측은 행장 임기 때까지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노사 간 갈등 재점화 가능성이 감지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조는 오는 2분기 노사협의체에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위한 안건을 올려 사측과 교섭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은행법과 정관에 따라 임기가 3년인 사외이사를 4명까지 둘 수 있으며, 사외이사는 은행장의 제청으로 금융위원장이 임명한다.

현 구조에서도 노조가 추천한 인사가 사외이사가 될 수 있지만, 노조추천이사제 관련 내용을 정관에 명시해야 한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노조추천 사외이사 선임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제도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다만 정관을 개정하려면 금융위의 인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노사협의체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문제는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시기를 놓고 노사 간 입장이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다. 노조는 오는 2~3분기 내에 정관을 변경하고,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자리에 노조가 추천하는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행장 임기 때까지 도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노사 간 입장이 다른 것은 윤종원 행장과 노조가 지난달 합의한 공동선언문을 놓고 해석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당시 윤 행장이 "첫번째 만기가 도래하는 사외이사 자리가 노조추천이사 선임의 대상이 된다"는 데 구두로 합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사외이사 4명 중 김정훈 이사와 이승재 이사의 임기가 각각 내년 2월과 3월까지며, 나머지 2명의 임기는 2022년 3월에 만료된다. 노조의 주장대로라면 내년 2월 노조가 추천한 인사가 사외이사에 올라야 한다.

반면 사측은 행장 임기 만료(2023년 1월) 전까지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한다 것이지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사측의 이같은 주장은 윤 행장 임기 때까지 이 제도가 도입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해석된다. 노사 공동선언문에는 '은행은 노조추천이사제를 유관기관과 적극 협의해 추진한다'고 돼있다.

이 때문에 윤 행장 선임으로 갈등을 겪다 한달여 만에 손잡은 기업은행 노사가 노조추천이사제를 계기로 갈등이 재점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 관계자는 "사외이사 임기 만료까지 1년여 시간이 남아 있는데도 행장 임기 중에 도입하겠다는 것은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실천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기업은행 노사는 윤 행장 선임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어 왔다. 청와대가 9년 만에 외부 인사인 윤 행장을 기업은행장으로 임명하면서다. 노조는 '낙하산 인사'라는 이유로 윤 행장 출근을 27일 동안 저지했다. 윤 행장은 노초추천이사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노사 공동선언문을 마련한 이후인 지난달 29일 정상 출근에 성공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오른쪽)과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이 노사 공동선언 합의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기업은행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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