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부팅 들어간 SK텔레콤, '알파벳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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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2-0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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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간지주사 전환으로 ICT기업 변화 추진… SK하이닉스·SK플래닛·11번가 자회사 보유

  • 지난해 매출 17조7437억원 사상 최대 기록… 비통신사업 매출 상승 효과 커

SK텔레콤이 지난해 연말 조직 개편에서 기존 MNO(통신사업)와 신사업을 나누는 '이중 운영체제'를 도입했다. 올해는 SK브로드밴드를 비롯해 2개 자회사의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SK하이닉스를 포함해 15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SK텔레콤은 비통신부문을 늘리며 정보통신기술(ICT) 중간지주사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구글이 알파벳으로 조직을 개편한 사례에서 SK텔레콤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풍영 SK텔레콤 CFO(코퍼레이트 1센터장)는 7일 실적발표회에서 "사내 운영 시스템을 이원화한 것은 MNO뿐 아니라 뉴비즈 자체도 인정받겠다는 올해 전사 전략의 일환"이라며 "MNO와 미디어, 보안, 커머스라는 전혀 다른 사업 영업을 최적화하는 관점에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CFO는 "듀얼 OS 자체가 지배구조 개편과 직접 관련은 없다"면서도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서 환경이 갖춰진 시점에 모든 이해 관계자가 만족하는 방안으로 커뮤니케이션하겠다"고 했다.

SK텔레콤은 이제 단순한 통신기업이 아니라 ICT 복합 기업이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SK하이닉스의 지분 20.07%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커머스 업체 11번가는 80.26%, 물리보안업체 ADT캡스의 지분 100%를 보유한 라이프앤시큐리티홀딩스는 55%, 정보보안업체 SK인포섹 100% 등의 자회사를 산하에 두고 있다.

SK텔레콤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17조743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2018년보다 5.2% 증가한 사상 최대치 기록으로 5G(5세대 이동통신) 투자 영향으로 이동통신사업 실적이 악화된 상태에서 벌어들인 매출이다. SK브로드밴드 인터넷(IP) TV사업과 ADT캡스 보안사업 매출이 각각 10.7%, 17.4% 늘었다. 11번가와 SK스토아 등 커머스부문 자회사도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사진=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1월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0'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통신 매출 비율이 60%이지만, 앞으로 ICT 분야 성장으로 50% 미만으로 내려갈 수 있다"며 "정체성에 걸맞게 사명 변경도 고민할 시점에 와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선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두고 사명 변경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간지주사란 지주사로부터 지배를 받으며 다른 사업 회사를 자회사로 거느리는 지주사를 말한다. 현재 SK텔레콤의 지주사는 SK㈜다.

지난 'CES 2019'에서 박 사장은 "올해는 꼭 중간지주사를 추진하고 싶다"고 밝혔고 2018년 열린 SK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선 "SK하이닉스에 대한 지분율을 상향하고 ICT 사업을 이동통신과 대등하게 배치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구글은 인터넷 검색 광고기업이라는 한계를 벗기 위해 지난 2015년 8월 지주회사 알파벳을 설립했다. 과거 구글은 인공지능(AI), 무인자동차, 우주 프로젝트 등 신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주주와 여론의 반발에 부딪혔다. 알파벳 설립으로 구글은 기존 사업에 집중하고 알파벳은 신사업을 추진하도록 역할이 분담됐다. SK텔레콤도 중간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통신과 비통신 사업을 나눠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대기업이 중간지주사를 구상하는 이유에 대해 이수원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선임연구원은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다양한 분야의 사업에 진출하면 컨트롤타워 역할로 지주회사가 필요해진다"면서 "지주회사 하나로 모든 계열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고 너무 이질적인 사업들이 섞여 있으면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힘들어 하나의 분야에 전문성 있는 컨트롤타워 역할로 중간지주사를 추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아주경제 편집팀]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의 회사 구조[사진=위키미디어/Isleow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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