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은 이미 제로금리] ‘1년 이자 8만원’에 목매는 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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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장은영 기자
입력 2020-02-0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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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저금리 장기화로 ‘제로(0)금리’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서민들은 이미 제로금리를 체감한다. 단 1%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이라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몰리는 모습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판매한 ‘하나 더 적금’ 가입자 수는 133만7000명이다. 가입 규모는 3788억원이다. 하나 더 적금은 월 10~30만원을 납입할 수 있는 1년짜리 정액 적립식 상품으로 최고 5.01%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번 하나은행의 5% 적금은 대란에 가까웠다. 적금에 가입하려는 고객이 많아 애플리케이션 접속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은행 창구에도 적금에 가입하려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지난해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5% 정기예금 상품은 1초 만에 완판됐다. 카카오뱅크는 1000만 가입자 돌파 기념으로 100억원 한도로 특판 상품을 출시했다. 사전신청자를 대상으로 링크를 주면 고객이 링크를 통해 카카오뱅크 앱에서 11시부터 신청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접수 시작 1초 만에 한도가 소진됐다. 예상보다 고객이 몰린 탓에 사전신청자 106만명 중 단 1383명만 가입할 수 있었다.

신한카드가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지난해 9월 출시한 소액투자 서비스도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투자 금액이 7억원을 넘었다.

이 서비스는 카드 사용 후 남은 자투리 금액을 국내 펀드나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비스다. 1000원 미만으로 자투리 금액을 설정한 고객이 4100원을 결제하면 900원이 투자되는 것이다. 이렇게 1000원 미만 또는 만원 미만의 자투리 금액이 모여 7억2000만원이 된 것이다.

소액투자 서비스 총 가입자 수는 7257명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20%, 30대가 36%, 40대가 32%를 차지하고 있다. 사회초년생인 20~30대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이처럼 소액에 많은 서민들이 몰리는 것은 저금리 상황에서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를 하기에는 목돈이 부족하고, 파생상품에 투자하자니 구조가 복잡해 접근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나은행의 연 5% 적금은 현재 시중은행의 정기적금 평균 금리(연 1.75%)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셈이다. 월 30만원을 납입했을 때 최고로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세금을 떼고 8만6000원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130만명이나 가입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 금리가 너무 낮아서 8만원에도 사람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 속에서 적은 수익이라도 내려는 '짠테크'가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이 '하나은행'으로 사명을 바꾼 3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15년 9월 옛 외환은행(영문명 'KEB')과 통합해 출범한 지 4년 5개월 만이다. 2020.2.3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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