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왜 우한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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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0-02-0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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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체 사망자 74% 몰려, 피해 눈덩이

  • 지리적 조건, 야생동물 집산지 역할

  • 17개국과 연결, 바이러스 급속 확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진원지인 후베이성에서 방사형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모습. [사진=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홈페이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진원지인 우한의 경우 전체 사망자의 74%가 집중될 정도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우한의 지리적·경제적 조건이 바이러스 발생과 초기 급속한 확산의 촉매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확진자는 2만4324명으로 전날보다 3887명 급증했다.

사망자는 490명으로 하루 새 65명 늘었다. 위건위가 지난달 20일 사망자 통계를 발표한 이래 최대치다.

후베이성에서 발생한 사망자가 479명인데 성도인 우한에서만 362명이 나왔다. 전체 사망자 수의 73.9%에 해당한다.

우한에서 바이러스가 발생해 피해가 확대되고 초기에 급속히 확산하는데 특유의 지리적·경제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신종 코로나는 박쥐에서 유래한 바이러스가 야생동물을 거쳐 사람한테 전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호흡기 질환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신종 코로나는 박쥐 유래 코로나바이러스와 96%의 상동성을 보였다"며 "중간 숙주(야생동물)가 존재했는지 여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식용으로 사용하는 박쥐와 뱀, 오소리 등 야생동물의 대부분은 윈난성과 구이저우성, 광시좡족자치구 등 남쪽의 고온 다습한 산간 지역에서 포획된다.

우한은 이 동물들이 도축된 뒤 상하이·광둥성 등 화둥·화난 지역과 베이징·톈진 등 화베이 지역으로 전파되는 환승역 혹은 집산지였다.

야생동물은 주로 도로나 수로로 운송된다. 항공·철도편의 경우 검역 절차가 까다로운 탓이다. 우한은 예로부터 9개 성이 만나는 교차로로 불릴 정도로 사통팔달의 교통 허브다.

특히 양쯔강이 동서로, 양쯔강 최대 지류인 한수이(漢水)가 남북으로 관통해 여름에는 1만t급 선박이 운항하고 서쪽의 충칭과 쓰촨성, 남쪽의 후난성과 광시좡족자치구까지 1000t급 선박 운항이 가능하다.

우한의 경제적 위상은 신종 코로나 발생 초기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한 요인이 됐다.

우한은 12개 고속철 노선이 지나는 중부 최대 도시이자 경제 중심지다. 후베이성 성도인 우한의 톈허 국제공항은 화중 지역(후베이·후난·장시성) 최대 공항이다.

톈허 국제공항은 한국·일본·미국·독일·호주 등 17개국으로 향하는 국제선 노선을 운항한다. 후난성 성도인 창사의 황화 국제공항은 10개국, 장시성 성도인 난창의 창베이 국제공항은 3개국에 불과하다.

화중 지역에서 러시아·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노선,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노선, 터키 등 소아시아 지역 노선까지 유일하게 운항하다보니 외국인이 집중 방문하는 지역이 됐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급속히 퍼져 나간 이유다.

한 중국 소식통은 "우한의 유리한 지리적·경제적 요건이 전염병 피해를 키우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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