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본격화한 시장 공포...경제 파장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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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2-02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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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일 다우지수 2%↓...'침체 전조' 장단기 수익률 역전도

  • 지난달 20~30일 세계 증시서 3000조원 증발

  • 내수·제조 직격탄...1분기 中 성장률 4%대 둔화할 듯

  • 中경제 비중 커져...세계경제 여파 사스 4배 이를 수도

중국 우한에서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금융시장을 집어삼켰다. 중국 경기둔화가 세계 경제를 짓누를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1월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와 유럽 주요 증시가 일제히 1~2%대 주저앉았다. 경제적 충격이 최대 1600억달러(약 191조원), 사스의 4배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종 코로나 확산 추세가 진정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만큼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글로벌 증시 '풀썩'...'또' 뒤집힌 수익률 곡선

신종 코로나가 맹위를 떨치면서 글로벌 증시를 지탱하던 뉴욕증시도 무너졌다. 31일 다우지수가 전일비 2% 넘게 미끄러졌고, S&P500지수가 1.77%, 나스닥지수가 1.76% 각각 밀려났다.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유럽증시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였다. 영국, 독일, 프랑스 증시가 일제히 1%대 급락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 우려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 전 세계 증시에서 증발한 시가총액이 약 2조5510억 달러, 한국 돈으로 3000조원을 넘었다는 블룸버그 집계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이 기간 한국 코스피지수는 세계에서 4번째로 낙폭이 컸고, 날아간 시가총액은 10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부터 경제 지표가 개선되고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이르면서 올해 본격적인 경기 반등이 기대됐으나 중국발 신종 코로나라는 돌발 악재는 경기 비관론에 다시 불을 댕겼다. 세계 2대 중국 경제둔화가 심화할 경우 글로벌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아서다. 지난주 또 다시 미국 국채시장에서 10년물 금리가 3개월물 금리보다 낮아지는 수익률 곡선 역전이 나타난 배경이다. 장단기 채권의 수익률 역전은 대표적인 침체 전조로 읽힌다.

세계 각국이 중국 여행 경보를 강화하고 항공편 운영을 중단하면서 국제유가도 연일 내리막이다. 원유시장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31일 배럴당 58.08달러로 주저앉으면서 지난해 5월 이후 최저를 찍었다. 애널리스트들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올해 1분기에 원유 수요가 일일 25만 배럴 이상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춘제 연휴 후 3일 개장할 중국증시 반응과 그에 따른 2차 충격으로 옮겨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시장 불안이 확인된 만큼 중국 증시도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휴장하는 동안 홍콩 항셍지수는 5.9%나 밀려났고, 중국 블루칩 기업으로 구성된 홍콩H지수는 낙폭이 6.7%로 더 컸다.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 글로벌 금융시장도 덩달아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월가 금융분석업체 콘티고의 올리비에 다시에르 아시아태평양 담당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지난 한주 중국 본토 주식으로 구성된 일부 상장지수펀드(EFT)가 8%나 주저앉았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이런 상황은 중국 증시 개장과 함께 상당한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스 공포가 한창이던 2003년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상하이종합지수는 9% 주저앉은 바 있다.

◆"글로벌 경제 충격 사스 4배 이를 수도"

문제는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되려 확진자와 사망자 증가세는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 중국 전역에서 확진자가 1만5000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는 300명을 넘었다. 각국의 방역망을 뚫고 세계 곳곳에서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총력전 속에 중국 경제활동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지역 간 교통이 통제됐고 쇼핑 성수기인 춘제에 소비자들은 집안에 틀어박혔다. 중국 본토에 제조시설과 영업망을 둔 다국적 기업들은 공장과 매장을 잠정 폐쇄했다. 관광업은 더 심각하다. 중국 정부가 국내외 단체관광을 금지하면서 주요 관광지엔 발길이 끊겼고 해외 항공사들도 나라 간 전염병 확산을 우려해 중국 노선 운영을 중단하고 있다. 

중국 제조업, 내수, 서비스업 전체가 신종 코로나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올해 1분기 중국 경제의 급격한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씨티그룹은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4.8%로 제시하고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의 5.8%에서 5.5%로 낮춰잡았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이번 사태로 인해 1분기 중국 성장률이 4.5%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이렇게 되면 1992년 집계 시작 후 최저가 된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6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경제둔화가 심화할 경우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BI는 중국 경제과 연관성이 깊은 홍콩, 한국, 일본 순으로 성장률이 둔화하고 독일, 미국, 영국 등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봤다.

신종 코로나 유행이 세계 경제에 미칠 타격이 사스 당시보다 4배 심각한 최대 16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같은 분석을 내놓은 워릭 매키빈 호주국립대 경제학 교수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사스 당시 세계 GDP 손실 중 대부분은 중국의 경기둔화였다"면서 "중국 경기둔화가 커지면 손실도 더 커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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