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유튜브 천하 "대응 못하면 유튜브 패권 10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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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2-0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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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TT 이용률 유튜브 47.8%로 가장 높아… 이용자도 3500만명 '넘사벽'

  • "유튜브 성공 요인은 콘텐츠로 돈 버는 구조 만든 것"

EBS는 지난해 3월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를 개설하고 스타 연습생 펭수를 탄생시켰다. 최근 이 채널은 구독자 200만명을 돌파했다. 외식사업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유튜브 구독자 335만명에게 요리 관련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JTBC 스튜디오 룰루랄라는 유튜브 전용 웹 예능 채널인 '워크맨'으로 구독자 385만명을 모았다. 현재 한국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은 유튜브 천하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10년 뒤에도 유튜브 패권이 지속될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글스타트업캠퍼스에서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행사가 열렸다. 인기 유튜브 채널 운영자가 콘텐츠의 기획과 제작 과정, 성공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백종원 대표는 "유튜브는 백과사전이 아니라 서점 같다. 백과사전을 펴면 수준이 똑같은 이야기와 해석밖에 없지만, 서점에 들어가면 어린이 동화책부터 원서로 된 의학서적까지 참 다양하게 있다. 내가 유튜브의 매력에 빠진 이유"라고 말했다.

유료 가입으로 이용하는 넷플릭스, 웨이브와 다르게 유튜브는 광고형(AVOD) OTT다. 무료 OTT 플랫폼으로 누구나 영상을 올리고 시청할 수 있어서 영상 콘텐츠 제작자와 이용자의 진입장벽이 없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9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OTT 이용률은 52%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특히 주로 시청하는 OTT 서비스는 유튜브가 47.8%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페이스북(9.9%)과 네이버(6.1%), 넷플릭스(4.9%), 아프리카TV(4.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용자 수도 유튜브가 월등히 많다. 리서치 전문업체 닐슨코리아클릭의 조사 결과, 지난해 12월 기준 유튜브 순 이용자는 3500만명이다.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손잡고 내놓은 토종 OTT 서비스 웨이브는 400만명, 넷플릭스는 350만명, KT가 최근 선보인 시즌은 276만명 규모다. 유튜브를 제외한 나머지 OTT 서비스 이용자 수를 모두 합쳐도 유튜브를 넘어서지 못한다.

유튜브의 높은 이용률은 인터넷 서비스의 검색, 광고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영상 광고 플랫폼인 스마트미디어렙(SMR)은 지난해 연말부터 국내 방송사 콘텐츠를 유튜브에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영상에 붙는 광고수익을 유튜브 운영사인 구글이 많이 가져간다는 이유로 콘텐츠 유통을 중단해 왔지만, 유튜브 이용자와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다시 유튜브를 활용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우승현 SMR 총괄이사는 "유튜브 진출 3주 만에 트래픽이 국내플랫폼 전체와 맞먹는 수준이 됐다"고 밝혔다.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은 이용자들이 유튜브에 빠져드는 이유로 모두의 취향을 만족시켜 주는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는 점, 동영상 플랫폼이면서 검색엔진과 소셜미디어(SNS) 역할을 하는 점을 들었다.

류 연구소장은 유튜브의 결정적인 성공 요인은 콘텐츠로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유튜브에서 이용자는 무료로 콘텐츠를 즐기고 창작자는 합당한 대가를 지불받고, 광고주는 높은 광고 효과를 얻는다"며 "국내 인터넷 서비스들이 해내지 못했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업체들이 이에 대한 어떤 대책도 내놓지 못한다면 유튜브의 영향력이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곽동균 KISDI(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유튜브는 압도적 존재감으로 후발 업체와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앞으로 10년 동안 유튜브의 독주를 막기 어려워 보인다"며 "유튜브는 한국에서 망 사용료를 내지 않아 부담 없이 4K 초고화질 동영상을 제공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유튜브의 독주를 막을 전략에 대해서 곽 연구위원은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지만, 한국은 콘텐츠 경쟁력이 있는 나라"라며 "콘텐츠 제작자와 플랫폼 업체가 서로 대등하게 대응해주고 콘텐츠 독점 계약이나 선공개 같은 방식으로 국내 플랫폼에서 흡입력 있는 한류 콘텐츠를 볼 수 있게 하면 지금보다 개선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OTT 국내 이용 현황[그래픽=아주경제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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