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必환경] ②유연철 기후변화대사 "인식·행동·경제 패러다임 전환할 때"

정혜인·박경은 기자입력 : 2020-01-31 07:15
"'親환경' 아닌 '必환경' 시대...기후변화, 미래세대 관점서 대응해야" P4G 정상회의로 파리협약 이행..."北 산림녹화에 南 협력 여지 충분"
"'나무 심기' 프로젝트 동참하겠다." vs "기후변화에 충분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최근 국제무대에서 주고받은 설전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56세의 나이 차에도 양측은 이상기후와 관련한 국제사회 대응을 두고 치열한 말싸움을 벌였다.

이들의 격돌을 계기로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 관심은 한층 높아진 모양새다. 특히 5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는 호주 산불 원인 중 하나로 지구온난화가 지목받으면서, 각국의 자성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아주경제는 지난 29일 '국제환경전문가'로 알려진 유연철 외교부 기후변화대사를 만났다. 유연철 대사는 오는 6월 29~30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2차 '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의 준비기획단장을 맡고 있다.

앞서 유 대사는 지난 1991년 유엔기후변화협약을 제정하는 기후변화 협상에 최초로 참여한 후 지속해 환경 이슈에 관여해 왔다. 이후 2010~2011년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에서 국제협력국장으로 근무하면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설립에 기여했으며 2012년 녹색기후기금(GCF)을 한국으로 유치하는 데에도 핵심 역할을 했다.

◆"'親환경' 아닌 '必환경' 시대...기후변화, 미래세대 관점서 대응해야"
 

유연철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겸 제2차 '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유 대사는 "이제는 '친(親)환경'이 아닌 '필(必)환경'의 시대"라며 "기후변화는 현세대와 미래세대 공통의 문제인 만큼 미래세대 관점에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은 파리기후변화협정(파리협약)이 본격 적용되는 '슈퍼 이어(Super year)'"라며 "국민과 기업가, 정부의 인식 및 행동의 전환을 이끌어내는 것은 물론, 필요하다면 국가 발전 패러다임까지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파리협약은 2020년 만료 예정인 교토의정서를 대체해 2021년 1월부터 적용될 기후변화 대응을 담은 기후변화협약이다. 지난 2015년에 채택, 2016년 11월에 발효됐다.

유 대사는 "기후변화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인식 전환의 경우 가능한 한 길게 보고 지속가능한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라며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빅3'가 과거 친환경자동차 개발을 소홀히 해 몰락한 사례를 예로 들었다.

미국은 지난 2000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공화당 정부가 들어선 이후 1997년도에 채택한 교토의정서의 비준을 거부했다. 이에 제너럴모터스(GM)·포드·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 당시 미국 자동차업계 '빅3'는 환경보다 소비자 선호에 맞춰 대형차 생산에 주력했다.

그러나 호황도 잠시, 2008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기후변화 대응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인 주요 화두로 떠오르자 소비자들은 소형자동차와 하이브리드카로 눈을 돌렸고, 이들 기업은 외면받게 됐다.

유 대사는 "'기후위기가 곧 경제위기'라는 일각의 주장은 틀렸다"며 "'기후위기에 잘 대응하지 못할 경우 경제위기가 온다'는 주장이 맞다. 어떤 정책과 전략이 지속가능할 것인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P4G 정상회의로 파리협약 이행..."北 산림녹화에 南 협력 여지 충분"
 

유연철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겸 제2차 '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유 대사는 6월 한국에서 개최를 앞둔 P4G 정상회의를 언급, 올해 본격 적용을 앞둔 파리협약의 이행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P4G는 기업·시민사회 등이 참여하는 민·관 파트너십을 통해 녹색성장, 지속가능발전, 파리협약과 같은 지구적 목표 달성 가속화를 위한 국제적 연대를 가리킨다.

이번 회의는 지난 2018년 10월 덴마크에서 열린 제1차 회의에 이은 두 번째 회의로, P4G 회원국과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회원국 및 여타 환경 분야 주요국의 정상 및 각료급 인사와 국제기구 대표, 기업 관계자 등 2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 대사는 'No single actor can't deliver(아무도 혼자서는 해낼 수 없다)'라는 표현이 있다며 "정부 주도형 협상인 파리협약에서 정한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민간도 함께 손발을 맞춰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한 국가만의 노력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모든 국가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유 대사는 북한의 산림녹화에 한국이 협력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역설했다.

유 대사는 "한국의 산림녹화 능력은 세계에서 자랑할 수준"이라며 "북한은 산림의 30% 이상이 황폐해져 기후변화 영향도 크게 받고 있다. 매년 남한은 1.4도씩 기온이 오르지만, 북한은 1.9도씩 오를 정도"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호주 산불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듯 환경 문제는 한 나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 문제다. 북한의 피해가 곧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문제인 것"이라며 "북한과 첫 번째로 할 수 있는 과제가 우리의 강점인 산림녹화"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정책만 변화하면 남·북이 함께 할 일이 무궁무진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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