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차세대 반도체로 키운다"…빅데이터 인프라 구축해 R&D 혁신

글로벌 바이오 시장 연평균 6% 고속 성장, 신산업 주목

국내 시장 글로벌 대비 2% 불과…R&D 투자에도 추격그룹 머물러

정부 5대 추진 전략, 10대 핵심 과제 선정

정부는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또 기존 레드 바이오(보건·의료) 분야뿐 아니라 그린(식량·자원), 화이트(환경·에너지) 바이오도 육성한다.

정부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혁신성장 전략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은 담은 '바이오산업 정책 방향 및 핵심 과제'를 발표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바이오산업은 고령화, 자원 고갈, 기후 변화 등 미래 문제에 대응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돌파구이자 빠른 성장세가 전망되는 유망 신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바이오산업은 2016년 이후 매년 3조원이 넘는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하고 있지만, 여전히 선진국의 기술 추격 단계에 머물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 시장 규모는 2016년 8조6000억달러에서 2025년 14조4000억달러로 연평균 6%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2017년 기준 1500억달러 글로벌 대비 2% 수준에 그친다. 우리 바이오산업 국가 경쟁력은 2018년 기준 54개국 가운데 26위로, 2009년 15위에서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정부는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R&D 혁신 △인재 양성 △규제·제도 선진화 △생태계 조성 및 해외 진출 지원 △기술 융합 사업화 지원 등 5대 추진 전략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10대 핵심 과제를 선정했다.

정부는 우선 바이오 연구 자원 빅데이터를 축적·관리·활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한다. 소규모 소재 자원 은행은 기존 보존·분양 중심에서 개발·분석까지 기능을 확장하고, 주요 분야로 범주화한 분야별 소재 은행 구축도 검토한다. 바이오 소재·데이터는 기술 혁신의 원천이지만 수입 의존도가 67%로 높다.

레드(보건·의료) 바이오 분야에서 범부처·중장기·대형 R&D 확대, 데이터·AI 융합을 통한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또 그린(식량·자원), 화이트(환경·에너지) 바이오 원천 기술 개발에 대해 투자하고, 연구 성과의 실용화를 위한 실증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R&D 투자 비율은 레드 39.7%, 그린 15.9%, 화이트 4.2%, 기초기반 40.2% 등이다.

한국형 NIBRT를 설립해 생산·품질관리 등 바이오산업 현장형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NIBRT는 아일랜드의 바이오의약품 연구 및 인력 양성기관이다.

정부는 의료 데이터 활용과 민간 개방 확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의료기기 품목 신설, 혁신 의료기기 우선 심사 제도 도입, 건강 관리 서비스 인증, 건강 인센티브 제도 도입, 첨단 의료 복합단지 입주기업 생산시설 규모 제한 완화 등 규제·제도 개선도 추진하기로 했다.

레드 바이오 분야에는 모험자본 공급, 그린·화이트 바이오 분야에는 시장 성숙도 및 자본시장 발전 단계를 고려한 맞춤형 금융 지원에 나선다. 보험사의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검토한다.

지역 혁신 주체 간 협업을 촉진하고 지역별 강점 분야의 특화를 지원하기 위해 바이오 클러스터 재정비·고도화 방안을 마련한다. 우리가 강점을 갖는 화장품·뷰티 산업에 대해서는 기술 선진화, 규제혁신, 브랜드 강화 등 고부가가치화, 클러스터 조성 등을 추진한다.

아울러 그린 바이오 분야에서는 농·식품산업에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융합형 신산업을 육성한다. 화이트 바이오 분야에서는 기술 개발을 통한 기반 조성과 시장성 확보를 위한 수요 창출에 나선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바이오 관련 태스크포스(TF) 논의·전문가 간담회 등을 거쳐 핵심과제별 세부 대책을 마련해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라며 "우리 바이오산업의 혁신을 통해 글로벌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할 때까지 추가 핵심과제 발굴·추진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바이오산업 혁신 정책 방향 및 핵심 과제[표=기획재정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