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갈등] 호르무즈 파병 고심…고위 당국자 '청해부대 활용'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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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1-1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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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일 샌프란시스코서 한미 외교장관회담…파병 논의 있을 듯

정부가 미국이 요청하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 여전히 고심 중인 가운데 청해부대를 활용 가능성이 언급돼 주목을 받고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9일 저녁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원하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고위 당국자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 신중론으로 기울어진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메시지가 전달됐으면 상황에서 맞는 얘기 같다”고 말했다.

이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참석,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에 대해 “미국의 입장과 우리 입장이 중동지역 나라와의 양자 관계를 고려했을 때 반드시 같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에 대한 부연 설명이다.

고위 당국자는 일본이 지난달 27일 각의에서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 독자적으로 해상자위대를 보내기로 의결하고, 일본 정부가 이날 파견 명령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도 일본처럼 독자적인 활동으로 (파병) 보내는 것을 고려하느냐’라는 질문에 청해부대 활동 가능성을 거론하며 “청해부대 활동 안에 국민안전 보호가 포함됐다.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미국의 요청에 따른 파병이 아닌 우리 국민·선박 보호를 위한 독자적인 활동이라는 것은 내세우겠다는 의미로, 아데만해역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의 작전변경 확대 등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어 청해부대 이동에 대해 미국이 불만을 가질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꼭 싫어한다고 얘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의 파병에 대해 “일본이 독자적으로 보내겠다는 건, 미국 입장에선 안 보내겠다는 거랑 같다”며 “그러니 파병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강 장관은 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호르무즈 해협 파병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한·미·일 고위급 안보 협의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즉석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즉석 면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예고 없이 이뤄졌다.

미국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 실장과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잠시 만났다고 밝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본과 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들이라고 언급했다. 또 미국이 양국과 공유하고 있는 지지와 깊은 우정에 대해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세 사람의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조치 대신 경제제재 강화 대응을 결정한 시점에 이뤄졌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 실장에게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군 파병에 대해 논의를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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