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올 3분기까지 매출 102조원... 美 제재도 이긴 R&D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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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19-12-2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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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G 상용 계약 60여건 체결... 통신장비 공급 지속 증가

  • 포춘 선정 주요 기업들, 디지털 전환 위해 화웨이 손잡아

  • 지난해 R&D 투자 규모 16조4000억원으로 세계 5위... 5G 표준특허 수 1위

  • 한국에 5G 오픈랩 마련,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지원

중국 최대 통신장비, 스마트폰 기업 화웨이는 올해 글로벌 정보통신기업(ICT) 중 가장 큰 위기를 겪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속에서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자국 기업이 화웨이와 거래하지 못하게 막고, 동맹국들도 여기에 동참하라고 압박한 탓이다. 그럼에도 화웨이는 올해 3분기까지 매출 102조2000억원을 달성,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1위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비결은 막대한 R&D 투자에 있다.

화웨이는 1987년 중국 선전에서 런정페이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통신장비 기업으로, 올해 설립 32년 차를 맞이했다. 다른 글로벌 통신장비, IT 기업들과 비교하면 젊은 기업이지만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바탕으로 단기간에 글로벌 ICT 기업으로 성장했다.

화웨이가 올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총 매출은 약 102조2000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은 121조원으로, 미국 정부의 끊임없는 견제 속에서도 2017년 대비 매출이 19.5% 증가했다.

이는 화웨이의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가 세계 곳곳으로 뻗어 나간 영향이다. 화웨이의 통신장비 사업 부문인 캐리어 비즈니스 사업부는 현재까지 60개 이상의 5G 상용화 계약을 체결하고, 40만대 이상의 5G 다중입출력장치 중계기(Massive MIMO AAUs)를 출하했다. 화웨이의 광전송, 데이터통신, IT 제품의 공급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화웨이의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사업부는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화웨이 호라이즌 디지털 플랫폼’을 선보였다. 이는 화웨이의 인공지능(AI), 클라우드와 같은 신기술을 망라한 플랫폼으로, 기업들은 이를 통해 다양한 미래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 올해 3분기까지 700개 이상의 도시와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중 229개사, 포춘 글로벌 100대 기업 중 58개사가 디지털 전환 사업 파트너로 화웨이를 선정했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도 매년 성장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스마트폰 누적 출하량은 1억8500만대 이상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PC와 태블릿, 웨어러블, 스마트 오디오 제품과 같은 새로운 사업에서도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

화웨이 성장의 핵심 요소는 대규모 R&D 투자다.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지난 20일 발간한 ’2019 산업 R&D 투자 스코어보드’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의 R&D 투자 규모는 세계 5위로 127억3960만 유로(약 16조4393억원)에 달한다. 매출액 대비 R&D에 투자하는 비율인 R&D 집중도는 13.9%다.

화웨이는 LTE가 상용화되기 전인 2008년부터 현재까지 약 60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5G 네트워크 부문에 투자해왔다. 최근에는 5G 기지국의 품질 개선과 경량화를 위해 소재와 알고리즘 연구 등 다양한 과학 분야에 대한 R&D 투자도 진행 중이다.

이같은 R&D 투자에 힘입어 화웨이는 지난해 5405건으로 특허협력조약(PCT)의 국제 특허 출원 1위를 달성했다. 독일 지적재산권 전문 분석업체인 아이플리틱스 조사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2월에 이어 6월까지 5G 표준필수특허(SEP) 1위 기업(2160건)에 올랐다. 같은 기간 노키아의 특허 건수는 1516건, 삼성전자는 1353건이다.

R&D 투자는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화웨이의 지난해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점유율은 31%로 1위를 차지했다. 올해 3분기까지 글로벌 5G 통신장비 시장에서도 화웨이는 시장점유율 30%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전세계 통신장비의 3개 중 1개는 화웨이 제품이라는 의미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화웨이의 5G 장비는 미국의 우려와 달리 보안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의혹을 제기한 미국조차도 뚜렷한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근 독일과 영국은 5G 네트워크 구축에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시사했다. 보안 문제가 발생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게 화웨이의 설명이다.

지난 10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 출석한 최기영 장관 또한 화웨이 장비에 보안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0월 5G 보안점검협의체를 구성해 국내에 도입되는 5G 장비에 대한 보안 점검을 실시해왔다.

화웨이 관계자는 “우리의 통신장비는 현재 전 세계 주요 이동통신사, 포춘 500대 기업, 170여개 이상 국가의 고객과 소비자들이 사용하고 있다”며 “철저한 사이버 보안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문제 제기 받은 사안은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화웨이는 올해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한국에 5G 오픈랩을 개소, 총 6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국의 5G와 ICT 산업 발전을 촉진하고, 5G 기반의 서비스를 준비 중인 국내 중소기업들에 최적화된 5G 테스트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화웨이의 목표다. 화웨이는 지난 5월 5G 오픈랩 개소 이래 130명 이상의 개발자들 대상으로 5G 관련 교육을 실시했고, 10여개 이상의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화웨이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콘텐츠 개발사인 서틴스플로어는 5G 오픈랩에서 테스트를 진행했고, 화웨이와 협력해 동남아 최대 디지털 전시에도 참가했다.

화웨이는 지난 10월 중소기업중앙회와 ‘5G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한국방송통신산업협동조합의 200여개 회원사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이 5G 오픈랩에서 자유롭게 서비스를 테스트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멍샤오윈 한국화웨이 대표는 "화웨이는 한국과 상생하며 많은 기술 기업이 5G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단순히 5G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5G 콘텐츠와 서비스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미래 ICT 인재 육성에 나서 한국의 ICT 생태계가 건강하게 조성되도록 기여하는 것이 화웨이의 전략 방향"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로고[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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