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기 4대 한반도 동시출격...北 도발 경고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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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9-12-25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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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시한' 앞두고 지상·해양 정밀감시

  • "北, ICBM급 무력도발 가능성 낮아"

북한이 미국을 향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예고하는 등 대미(對美)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한반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25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도발 가능성을 대비해 대북 감시·경계태세를 강화했다.

지상의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그린파인)를 가동하고, 해상에서는 탄도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SPY-1D 레이더를 탑재한 이지스 구축함이 출동해 있다. 공중에서는 항공통제기(피스아이)도 임무를 수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을 자극하는 언행은 피하면서도 정찰기 4대를 동시에 한반도로 출격시켜 북한의 지상과 해상을 정밀 감시하는 등 긴장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에서 정찰기 4대 동시 출격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상황이 긴박하게 흘러감에 따라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미 간 긴장감이 점차 고조되는 가운데 사실상 중단된 비핵화 협상이 이른 시일 내 재개될지 주목된다.

 

미국 정찰기 4대 동시출격[사진=아주경제 편집팀]


그동안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사실상 중단된 북·미 협상에 불만을 표시,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무력 도발도 불사하지 않겠다고 경고해왔다.

특히 지난 3일 리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 명의의 담화를 발표, "우리가 미국에 제시한 연말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며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고,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지난 7일과 13일 각각 두 차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히면서 ICBM 또는 핵무기 관련 실험을 진행했음을 노골적으로 시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7년 일촉즉발의 한반도 정세로의 회귀를 점치기도 했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레드 라인(red line·금지선)'을 단번에 넘어 비핵화 협상 판을 완전히 깨기보다는 협상력을 유지하는 선에서의 낮은 도발을 여러 차례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뒷배'를 자처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도 걸림돌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난 모습. [사진=연합뉴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연말은 물론 연초까지 ICBM 발사 급의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며 "북한이 '새로운 길'을 택하더라도 처음부터 ICBM 발사부터 시작할 경우 미국도 강경 대응할 수밖에 없고, 결국 북한의 선택지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홍 실장은 "북한이 최근 중국과 가까스로 관계를 개선한 가운데 높은 수준의 무력 도발을 감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미국에 한반도 문제와 동북아 정세에 개입할 여지를 늘려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 1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대북 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상황 역시 변수로 꼽힌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이 도발에 나설 경우 중국과 러시아가 안보리에 제출한 결의안의 명분이 사라진다"면서 "중국이 북한에 호의를 베푼 것 같지만 알게 모르게 압력이 됐을 것"이라고 짚었다.

결국 북한이 이달 하순 소집을 예고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향후 대미 협상 방향을 설정하고 내년 1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이를 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 실장은 "북·미가 2월 말에서 3월 초 사이 한미연합훈련를 앞두고 상호 간 관망할 것"이라며 "그 전에 북·미가 어떤 식으로든 접촉을 재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남·북·미 3국 모두 대화 재개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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